역대 최소경기 2위 20승 선착·신생팀 페이스의 20패…더 무서워진 양극화

입력 2020-06-04 2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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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3-7로 패하며 11연패에 빠진 한화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3.5경기. 4일까지 팀당 26경기 안팎씩 소화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선두 NC 다이노스와 꼴찌 한화 이글스의 격차다. 지난해 ‘역대급 양극화 시즌’을 겪었는데 올해도 일찌감치 5강과 5약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아직 전체 일정 5분의 1도 소화하지 않은 시즌 초반, 흥행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NC는 4일 창원 SK 와이번스전에서 10-0으로 이겨 20승(6패) 고지에 가장 먼저 올랐다. NC의 20승 선착은 창단 후 최초다. 역대 20승 선점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64.5%(31차례 중 20차례)다. 아울러 NC는 26경기 만에 20승을 달성하며 단일리그 기준 2008, 2010년 SK(이상 25경기)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적은 경기수로 기록을 썼다. KBO리그 역대 첫 20경기 최고승률(0.850·17승3패) 기록을 쓴 기세는 여전히 맹렬하다.

NC의 역대급 레이스와 반대로 하위권 팀들의 패배 누적도 손꼽힐 만큼 빠르다. 한화 이글스는 4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7로 져 11연패와 함께 가장 먼저 20패(7승)를 당했다. 27경기만의 불명예로 신생팀이었던 2013년 NC(28경기), 2015년 KT 위즈(23경기)와 필적할 만하다. 한화의 11연패는 이글스 프랜차이즈 사상 최장 공동 3위의 기록이다.

격차는 비단 선두와 꼴찌의 전유물이 아니다. 4일 경기에서 공교롭게도 상위 5팀이 나란히 하위 5팀을 눌렀다. 132경기를 소화하며 일정의 18.3%가 지나간 가운데 공동 4위 KIA 타이거즈, 키움과 6위 삼성 라이온즈의 간격도 3경기차까지 벌어졌다.

지난 시즌보다 더욱 심각한 양극화다. 2019시즌에는 평균 15경기씩 치른 시점이던 4월 10일부터 KT가 약진한 8월 4일까지 114일간 SK, 키움,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NC의 5강 체제가 공고히 유지됐다. KT도 마지막 뒷심이 부족해 6위로 내려앉았고, 결국 15경기 시점의 5강이 그대로 가을야구를 맛봤다. 지난해 26경기 가량 치렀을 때와 비교해도 차이는 뚜렷하다. 당시 선두 두산과 꼴찌 KIA는 9경기차로 올해보다 4.5경기 촘촘하다. 올해는 NC와 공동 7위 롯데 자이언츠, KT의 차이가 9경기다.

KBO리그는 지난해 4년 연속 800만 관중 동원에 실패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일찌감치 순위가 갈린 탓에 흥미가 반감된 점도 적잖은 지분을 차지했다. 올해도 꼴찌 한화를 비롯해 롯데, SK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우려스럽다.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대로라면 양극화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반부터 처지는 팀이 나온다면 예측이 뻔한, 반전이 없는 리그가 된다. 리그 구성원 모두의 고민이 깊어진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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