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1, 2루 두산 오재원이 우월 3점홈런을 날리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스윙에 공이 걸리는 순간 배트를 훌쩍 내던졌다. 모두가 홈런임을 직감한 타구. 베이스를 돌며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재원(35·두산 베어스)은 그간 짊어졌던 부담을 이 스윙 하나로 어느 정도 날렸다.
두산은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4-8로 이겼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5이닝 5실점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지만, 4~6번타자로 나선 김재환~최주환~오재원이 나란히 4타점씩을 올리며 대폭발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재환과 최주환의 활약은 어느 정도 ‘상수’였다면 오재원의 5타수 3안타(1홈런) 맹타는 변수였다. 오재원은 6-1로 앞선 3회 1사 1·2루서 KT 선발 김민의 2구 투심패스트볼(143㎞)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두산은 2-1로 앞선 가운데 맞이한 3회초 공격에서 1사 후 오재원의 3점포를 포함한 7타자 연속안타로 대거 6점을 뽑아 승부를 일찌감치 갈랐다.
오재원은 지난해 98경기에서 타율 0.164를 기록하며 ‘커리어 로우’를 찍었다. 시즌 후 2번째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했고, 3년 총액 19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 규모에 아쉬움을 느낀 만큼 절치부심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의 주전 2루수는 최주환이었다. 오재원은 대타와 대수비 위주로 출장하며 첫 17경기에서 타율 0.371(35타수 13안타)로 제 몫을 다했다. 점차 선발 기회가 늘었지만 오히려 사이클은 떨어졌고,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8경기에선 타율 0.067(15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을 다시 벤치로 불러들일 수밖에 없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