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개그맨 몰카범, 몰카 작동 확인하다 얼굴 찍혀 범행 발각

입력 2020-06-05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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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몰카범, 몰카 작동 확인하다 얼굴 찍혀 범행 발각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건물 여자 화장실에 ‘몰카’(불법 촬영 장비)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가 KBS 공채 출신인 프리랜서 개그맨으로 추정돼 논란인 가운데 ‘개그맨 몰카범’ 장비 속에 그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4일 “‘개그맨 몰카범’ A 씨가 이틀간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개그맨 몰카범’ A 씨의 모습도 등장한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상 속 ‘개그맨 몰카범’ A 씨는 ‘몰카’가 정상 작동되는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고스란히 ‘몰카’ 영상에 잡혔다.

‘개그맨 몰카범’ 사건은 KBS 연구동 내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KBS 건물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장비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몰카’를 수거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러자 KBS 연구동 건물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다는 A 씨는 불안했는지 지난 1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KBS 공채 출신인 남성 개그맨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상태다. 현재 사실관계 확인하기 위한 포렌식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병 처리는 포렌식 결과 이후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KBS 공채 개그맨’ 출신 중 용의자 찾기에 나섰다. 이미 2018년 KBS 3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인물이라는 정보까지 나왔다. 당해 KBS 공채 개그맨 출신 중 남성은 소수다. 이들 중 용의자가 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온라인에서는 KBS 공채 개그맨에 대한 정보와 신상을 무차별적으로 뿌려대기 시작했다.

특히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약칭 가세연)는 KBS 32기 공채 개그맨 출신 개그맨 B 씨를 지목하기도 했다. 실명과 사진도 공개했다. 다만, B 씨가 ‘몰카범’인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우선 경찰 수사 결과 발표가 나와야 A 씨가 B 씨인지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그 사이에 온라인에서는 B 씨 관련 정보가 쏟아졌다. 과거 이력부터 추측성 정보가 난무한다. 이에 대해 B 씨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KBS는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를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KBS는 2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몰카 관련 조선일보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 앞서 조선일보는 1일 밤 ‘[단독] KBS 화장실 몰카, 범인은 KBS 남자 직원이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용의자는 KBS에 근무하고 있는 남성 직원(사원)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오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 기사와 관련해 KBS가 긴급히 경찰 측에 용의자의 직원(사원) 여부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직원(사원)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당사는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 보도하는 매체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오니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추가 보도에서 ‘여자 화장실 몰카’ 용의자가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라고 특정하면서 법적대응을 예고한 KBS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다. KBS는 한동안 입장 정리를 피하다가 3일 오후 늦게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BS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연구동 건물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 방지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이 사건의 용의자가 KBS 직원은 아니더라도, 최근 보도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범인 검거 및 처벌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KBS는 잘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발견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물론, 구성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KBS는 “사건 발생 직후 본사 본관과 신관, 별관, 연구동을 긴급 점검했고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지역총국의 여성 전용 공간도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CCTV 등 보안장비 보완과 출입절차 강화가 포함된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관련 상담 및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사무실은 조만간 이전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다시 한번 철저한 수사와 처벌의 중요함, 그리고 이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당사는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와 2차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여자화장실 몰카’ 관련 KBS 1차 공식입장 전문

불법촬영기기 관련 조선일보 [단독] 기사는 사실이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1일 밤 《[단독] KBS 화장실 몰카, 범인은 KBS 남자 직원이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용의자는 KBS에 근무하고 있는 남성 직원(사원)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오보입니다. 조선일보 기사와 관련해 KBS가 긴급히 경찰 측에 용의자의 직원(사원) 여부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직원(사원)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에 KBS는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 보도하는 매체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오니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 다음은 ‘여자화장실 몰카’ 관련 KBS 2차 공식입장 전문

-불법 촬영기기 사건, 재발 방지와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BS는 연구동 건물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 방지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사건의 용의자가 KBS 직원은 아니더라도, 최근 보도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범인 검거 및 처벌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KBS는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견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물론,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KBS는 사건 발생 직후 본사 본관과 신관, 별관, 연구동을 긴급 점검했고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지역(총)국의 여성 전용 공간도 전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CCTV 등 보안장비 보완과 출입절차 강화가 포함된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련 상담 및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사무실은 조만간 이전할 계획입니다.

다시 한번 철저한 수사와 처벌의 중요함, 그리고 이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KBS는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와 2차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약속드립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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