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감독 허문회. 스포츠동아DB
자신의 색을 입히는 대신 선수들의 컬러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때쯤 한두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48)의 ‘30경기 퍼즐’은 이처럼 자연스러운 선순환이었다.
허 감독은 5월 5일 수원 KT 위즈와 시즌 첫 경기에 앞서 자신의 운영철학을 오픈했다. 당시 “내 색깔을 주입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 때 선수들을 지켜봤지만 정규시즌 때는 또 다르다. 일단 30경기 정도는 선수들의 컬러를 파악하며 퍼즐을 맞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이 공개되자 일각에선 ‘30경기 시점 이후 대대적인 물갈이나 변화를 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포수 지성준(26)의 콜업부터 김민수(22), 최준용, 홍민기(이상 19) 등 유망주들의 등록시점 등을 30경기 이후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었다.
9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은 롯데의 올 시즌 30번째 경기다. 하지만 이후 롯데의 운영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는 5월 19일 1군에 등록한 강로한(28)과 이달 3일 합류한 오윤석(28)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강로한은 6일 사직 KT 위즈전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10타수 2안타 3득점, 오윤석은 5경기에서 타율 0.375, 2타점, 2득점으로 활약 중이다. 기존 선수들의 부상이 있을 때 올라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스다. 허 감독의 시선도 이처럼 물 흐르듯 흘러가는 변화에 맞춰져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