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작 영화, 고민 깊은 까닭은?

입력 2020-06-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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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반도’-‘승리호’(위쪽부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영화사레드피터·메리크리스마스

코로나 확산에 일부 제작진 논의
출혈 피하기 위해 눈치전 시선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승리호’ ‘영웅’ 등 한국영화 대작들이 7∼8월 여름 개봉을 예고했다. 대부분 한 달여 전 관련 의지를 드러냈지만, 정확한 개봉 날짜는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10일 영화계 안팎에서는 일부 작품의 개봉이 가을이나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어 지켜보는 상황이지만, 그만큼 각 영화 제작진의 속내가 복잡하다는 말이다.


● “영화 경쟁력 알리기가 우선”

각 영화의 제작진과 투자배급사들은 대부분 “7말8초(7월 말∼8월 초) 개봉을 목표로 한다”고만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작품의 제작자는 아예 “예정 시기를 미룰 것인지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고 귀띔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는 탓이 가장 크다. 자칫 개봉일을 확정한 뒤 감염병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할 손실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 영화의 경쟁력과 관련해 관객의 섣부른 편견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각 영화가 여름시즌 개봉을 예고했다.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면서 “먼저 구체적인 프로모션 활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마치 영화의 경쟁력이 약한 것처럼 비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그래도 시장은 살려야”

또 서로 개봉 일정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 속에 다른 영화의 개봉일 확정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이해득실을 따져보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작의 작품적 완성도와 흥행성을 예측해볼 수 있는 어떤 데이터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어 이 같은 셈법은 더욱 복잡하다.

다만 투자배급사 관계자들은 “두세 편의 영화가 같은 날 개봉해 출혈경쟁하는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 공감하고 있다. 자칫 올해 여름시장이 무너질 경우 결국 한국영화의 미래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칫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와 “감염병 확산세는 물론 다른 영화의 상황을 지켜보자”는 이해타산 사이에서 여름 대작 제작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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