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승부는 옛말?’ 6할 안정권으로 가는 KBO리그

입력 2020-06-14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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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a에서 계산을 해보면….”

프로야구 사령탑들은 장기 레이스인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거의 매일 승패의 마진을 확인한다. 5할 승률을 기준으로 ‘지금 우리 팀은 몇 승을 더했나?’ 또는 ‘몇 승이 부족한가?’를 꼼꼼히 따져 팀 운영에 참고한다.

감독들이 5할 승률을 신경 쓰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통상적으로 0.500의 마지노선을 지켰던 팀들이 대부분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트시즌 출전권은 10개 팀 중 5개 팀에 주어진다. 4개 팀에만 가을야구가 허락됐던 시절에도 각 팀 사령탑은 5할 승률을 기준으로 팀을 운영했다.

그런데 2019년부터 5할 승률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다. 시즌 초부터 상·하위권 팀들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이른바 ‘승률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해 5할 승률을 정확하게 마크했던 KT 위즈(2019·71승2무71패)는 6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밟지 못했다.

이 와중에 승수 쌓기에 부단히 노력했던 팀들은 무려 6할 승률을 넘어섰다. 두산 베어스(0.615), 키움 히어로즈(0.601), SK 와이번스(0.615)가 모두 승률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6할은 일반적인 시즌이라면 정규시즌 우승팀이 기록하는 승률이다. 2018년 두산(0.645), 2017년 KIA 타이거즈(0.608), 2016년 두산(0.650)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는데, 각각의 해 6할 승률을 찍은 팀은 이들만이 유일했다.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상위권 팀들의 6할 승률 행진은 거듭되고 있다. NC 다이노스, 두산, LG 트윈스가 나란히 6할 승률 이상을 올리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KIA, 롯데 자이언츠가 5할 승률을 웃도는데도 이들 3강에 밀려 명함을 못 내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이유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올 시즌에도 최하위권에 위치한 팀들은 상위권 팀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SK, 한화 이글스는 이미 다른 8개 팀들에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로 인식되고 있다.

또 팀당 144경기로 일정이 빠듯하게 진행되다 보니 일찌감치 ‘백기’를 드는 경기가 많아졌다. 큰 점수차가 나면 해당 경기를 포기하고 다음 날 승리에 집중한다. ‘버릴 건 버리고, 챙길 건 챙긴다’는 식의 장기 레이스 운영이 계속될 공산이 높다. 실제로 사령탑들은 올해 144경기 체제에 대해 “포기하는 경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5할 승률도 안심할 수 없는 2020시즌 KBO리그는 올해 최종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또다시 6할 승률 팀들의 상위권 잔치로 끝날지, 아니면 하위권 팀들의 반등으로 다시 안개정국이 조성될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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