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성준 2군행에 담겨진 많은 얘기들

입력 2020-06-14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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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14일 LG 트윈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포수 지성준을 2군으로 보내고, 정보근을 콜업했다. 지성준은 지난해 11월 선발투수 장시환과 내야수 김현우를 한화 이글스에 주면서 받은 2대2 트레이드의 핵심선수다. 안방에 약점이 많은 롯데의 주전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지만,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다가 11일 사직 한화전을 앞두고 처음 1군으로 올라왔다. 정보근의 장염으로 생긴 기회였다.

하지만 지성준에게는 너무나 짧은 기회였다. 12, 13일 LG전에 출전한 뒤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쉽사리 바뀌지 않는 특성의 포수 자리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허문회 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결정을 내렸을지 짐작은 간다. 아직 뭔가가 부족하니 더 보충해오라는 메시지다. 다만 감독은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진 않았다.

14일 취재진이 엔트리 변경의 이유를 묻자 허 감독은 “못해서 뺐다. 선수에게는 얘기를 해줬다. 우리 선수이니까 언제든지 쓰려고 한다. 다만 이유에 대해서는 선수의 프라이버시가 있어 말하지 못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1대1로 선수와 만나 얘기를 해줬다. 선수도, 나도 개인사업자이고 성인인데 이런 일은 직접 얘기한다. 선수가 100% 납득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얘기해서 이해를 시켜야 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이런 과정을 통해 선수들이 스스로 배우고 느껴야 팀에 발전이 된다고 봤다. 13일 LG전 재역전승도 이런 관점에서 설명했다. “우리 타자들이 꾸준히 출루를 하면서 LG 투수들을 힘들게 했다. 덕분에 좋은 성과가 있었다. 9회말 마지막 위기 때도 배터리가 알아서 패턴을 바꿨다. 벤치의 지시는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롯데 김원중-김준태 배터리는 9회말 1사 1·3루서 박용택에게 3연속 변화구를 던져서 삼진을 낚았고, 김현수도 포크볼로 내야땅볼로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해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것을 칭찬했다.

“직구에서 상대가 좋은 타구를 날리자 변화구 위주로 패턴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타석에서도 마찬가지다. 벤치에서 사인을 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봐야 선수의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다. 지시만 내리다 보면 선수가 스스로 헤쳐 나가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잠실 |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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