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 이현구, 박용범(왼쪽부터).
타고난 지구력 황인혁도 파워 보강
신은섭은 웨이트 위해 연습실 마련
경륜에서 정종진, 황인혁, 신은섭, 박용범, 이현구의 성공 스토리는 성공을 꿈꾸는 경륜 새내기들에게 희망이 된다.
2013년 데뷔해 올해로 8년 차인 정종진(20기)은 누구나 인정하는 현 경륜 최강자다. 하지만 그도 데뷔 초에는 강자들과의 대결에서 밀리며 밤잠을 자주 설쳤다고 한다. 선행 승부를 걸어 강자들과 정면대결을 하다가 대차신(자전거 1대 차이)으로 역전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당시 정종진의 최대 고민은 살이 찌지 않는 것이었다. 단거리 선수들에게 필요한 순간적인 파워를 위해 우람한 근육이 필수였기에 체중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하루 4끼 이상을 먹는 등 2년여를 노력한 끝에 원하던 체중에 도달했고, 웨이트 강도를 높여 이상적인 몸을 만들었다. 이후 타고난 지구력에 파워까지 더해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륜선수가 됐다.
황인혁(21기)과 신은섭(18기)은 체질 개선과 자기만의 훈련방법을 토대로 성공한 대기만성형 선수들이다. 경륜선수로서는 적은 체중을 극복해 파워 넘치는 근육을 만들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추어 시절 도로와 1km 독주 선수였던 황인혁은 프로로 데뷔한 후 혹독한 웨이트 훈련을 통해 근육을 만들었다. 정종진과 마찬가지로 남다른 지구력을 지녀 절실했던 파워 보강은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여기에 본인만의 이상적인 페달링을 개발한 것도 경륜선수로 성공을 앞당길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다.
신은섭은 웨이트를 위해 개인 연습실까지 갖추고 파워 보강에 집중했다. 경기장 근처에 살며 피스타 적응력도 높였다. 훈련만이 살길이라는 좌우명를 바탕으로 남다른 훈련량을 소화한 끝에 강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지금은 전성기 때보다 순위에서 밀리고 있지만 이현구(16기)와 박용범(18기) 역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신인 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두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에도 유명 선수가 아니었다.
박용범은 연습 벌레라고 불릴 정도로 매일 훈련의 고통 속에서 보냈다. 당초 체질 개선까지 2년의 목표를 두었지만 1년 만에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2015년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해 2016년 30연승을 거둔 밑바탕에는 체질 개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16기 수석 졸업자인 이명현의 아성을 무너뜨린 이현구(16기)의 성공 스토리도 대단하다. 데뷔 초 이현구는 이명현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데뷔 이후 무려 6년이라는 긴 시간을 노력한 끝에 마침내 2014년 그랑프리 대상경륜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2020년 현재 총 순위 8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경륜 10인방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설경석 ‘최강 경륜’ 편집장은 “신은섭이나 이현구는 전문가들이 꼽는 대반전 1, 2위를 다툴 정도로 기대 이상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며, “미래의 경륜 강자를 꿈꾸고 있다면 이들의 성공 스토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