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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4연패에 빠졌다. 순위도 뒷걸음질 쳐 23일 현재 4위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나야 할 상대들인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에 연패를 당해 2위는 물론 3위 자리마저 내줬다. 공교롭게도 16~18일 한화 이글스와 대전 원정 3연전을 모두 잡고 선두 NC 다이노스에 1.5게임차로 접근한 직후부터 추락이 시작됐다.
한화전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다 이기기는 했지만 찝찝한 구석이 많았다. 로베르토 라모스의 공백을 토종 타자들이 잘 메웠지만, 불펜 투수들이 쉽게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결국 쓰지 않아도 될 소방수 정우영을 한화전에 2차례나 등판시키면서 실타래가 꼬였다. 곧 이어진 두산전에선 기량을 떠나 심리적 약세를 또 드러냈다.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막 직후부터 팀의 상승세를 이끌던 라모스마저 아직 정상궤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허리부상 이후 갑자기 식어버렸다. 11일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1경기(잠실)에서 시즌 13호를 기록한 이후 홈런이 실종됐다. 이제 상대 투수들은 라모스의 약점인 높은 곳을 공략한다. 바깥쪽 코스의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는 능력을 되찾지 못하면 더 고전할 수 있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개막 이전 이형종을 시작으로 고우석~김민성~채은성이 1군에서 사라졌다. 박용택도 23일 키움전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처럼 부상으로 타선 여기저기에 빈틈이 생긴 가운데 그동안 잘 버텨오던 투수진도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대결할 상대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가을야구는 힘과 힘의 대결인데, 이런 식이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도 초반에 탈락할 수 있다. LG는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어느 팀에도 위기는 찾아온다. 불펜의 피로누적, 부상자 속출에 선발진의 하락 사이클까지 겹친 LG다. 타선마저 가라앉는다면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24일부터 전국적으로 내리는 장맛비가 어쩌면 단비일지도 모른다. 차라리 쉬면서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LG에는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