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된 투수, 여전히 빅 사이닝은 쉽지 않다

입력 2020-06-24 15: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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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각 팀의 약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팬들까지 알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사항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약점이 있는 팀은 시장에서 ‘을’일 수밖에 없다. ‘갑’의 입장인 팀에선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 이 때문에 눈높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거물급 선수들이 오가는 ‘빅 사이닝’이 여전히 쉽지 않은 이유다.

최근 단장들은 안부 인사를 주고받듯이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고 있다. 신인 지명권까지 거래할 수 있기에 더 적극적으로 논의한다. 특히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불가피한 2020시즌의 특성상 투수가 자주 거래대상에 오른다. 하지만 투수가 급한 팀들에 귀한 자원을 쉽게 내줄 리는 만무하다.

이런 상황이라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카드가 오가며 무산된 거래가 여럿 있다. 추격조 불펜투수를 주는 대가로 주전 외야수를 요구하거나, 20대 후반의 1군 경험이 적은 투수를 내놓은 팀이 5선발 자원을 바라는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필승조가 필요한데 백업 내야수 이상을 꺼내지 않아 구체적 논의가 힘든 팀도 있다. 신인 지명권은 어디까지나 부수적 영역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투수 자원이 많다고 평가받는 팀으로선 급할 이유가 전혀 없는 만큼 비판할 문제도 아니다.

시즌 중 성사된 3건의 트레이드 중 2건(두산 베어스 이흥련 김경호↔SK 와이번스 이승진 권기영, 두산 류지혁↔KIA 타이거즈 홍건희) 역시 코어로 분류된 투수의 이름값이 반대급부보다 떨어졌다. 물론 이들이 트레이드 후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별개의 영역이지만, 투수의 가치가 지금 시장에서 높다는 의미다.

추격조 투수 한 명을 얻기도 힘든 실정인데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전력감을 받는 메이저리그식 트레이드는 더욱 어렵다. KIA는 2017년 ‘특급 신인’ 이승호를 키움 히어로즈에 내주는 대가로 마무리투수 김세현을 받아와 우승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다르다. 이제 40경기를 겨우 넘긴 시점에서 4위 LG 트윈스와 8위 KT 위즈의 격차는 7경기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 진출권까지는 열려있는 상황이기에 경쟁팀을 강화시켜줘선 안 된다는 인식도 엿보인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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