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의 대화…KT 데스파이네, 사령탑의 변화 주문 수용

입력 2020-06-24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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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데스파이네. 스포츠동아DB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54)은 가급적 선수를 믿는 유형의 지도자다. 자신의 철학을 주입시키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하며 만들어진 신념이다. 외국인 투수가 성에 차지 않더라도 스프링캠프부터 최대한 존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마냥 지켜보는 건 아니다. 선수 본인도 납득할 만큼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변화를 제안한다. 24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를 감독실로 불러들인 이유다.

데스파이네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실점으로 시즌 4패(3승)째를 떠안았다. 열 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5차례로 절반 수준이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는 1회, 그리고 하위타선 싸움에서 또 한 번 실패했다.

강한 신뢰를 보냈던 이 감독은 24일 경기 전 데스파이네를 감독실로 불렀다. 질책이나 불호령이 아닌 제안이었다. 투구 패턴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는데 데스파이네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1선발로 팀에 합류했는데 10경기서 3승4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고전하니 본인부터 지금의 성적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도 그랬다. 속구에 대한 자부심이 워낙 강해 벤치나 포수의 리드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 감독의 피치 디자인으로 커브 구사율을 늘리며 KT 창단 최다승(13승) 기록을 썼다. 데스파이네 역시 지난해 쿠에바스처럼 변화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은 “여러 데이터를 뽑아 선수가 자신의 현재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했다. 5선발이면 모를까 팀의 에이스다.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달라져야 한다”며 “스스로는 지금까지를 적응기간으로 생각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했으니 다음 경기부턴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데스파이네는 달라질 수 있을까. 24일 30분의 미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해보자.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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