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구미호’가 다시 뜬다

입력 2020-06-2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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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생긴 구미호는 잊어라!’ 안방극장에 ‘수컷 구미호’가 나타났다. 이동욱, 김범, 장기용(왼쪽부터)이 각각 주연으로 나서는 드라마 ‘구미호뎐’과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구미호로 변신하고 시청자들을 홀린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킹콩by스타쉽

■ 여름 안방극장 왕년 ‘킬러 콘텐츠’의 부활

‘구미호뎐’, ‘간 떨어지는 동거’
2개 드라마 남자 구미호 등장
웹뮤지컬 드라마 ‘구미호 카페’
채식하는 구미호 설정 폭소탄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 구미호가 새롭게 시청자들을 홀릴 전망이다.

과거 무더위를 날려주는 납량특집극의 단골 아이템이었지만, 저조한 시청률과 제작비 절감 등 이유로 2010년 KBS 2TV ‘구미호외전’ 이후 안방극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구미호가 10년 만에 ‘환생’한다. 하반기 방송 예정인 tvN 드라마 ‘구미호뎐’과 ‘간 떨어지는 동거’ 그리고 웹뮤지컬 드라마 ‘구미호 카페’를 무대 삼는다. 특히 예쁜 여인으로 변신한 여우가 아니라 남자 구미호가 등장한다는 점으로도 벌써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와 그를 쫓는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그리는 ‘구미호뎐’의 구미호는 이동욱과 김범이다. 두 사람은 ‘구미호 형제’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이야기로 그려낸다.

이동욱은 예전엔 백두대간을 다스리는 산신이었으나 지금은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며 괴담이라는 이름에 숨어 현세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처벌한다. 외모와 운동능력 등 모든 것을 다 갖추었지만 독선적인 성격이다.

2016년 SBS ‘미세스 캅 2’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김범은 이동욱의 배다른 동생이자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구미호다. 조보아가 괴담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사 PD 역을 맡아 이들과 엮인다.

또 다른 남자 구미호는 장기용이다. 그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의 주연을 맡았다. 인간이 되고자 수백 년 넘게 살아온 ‘수컷’ 구미호이다. 극중 ‘어르신’이라 불리며 억겁의 시간을 거쳐야 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으며 이야기를 펼쳐간다.

퓨전 장르를 표방하는 드라마는 익히 알려진 구미호 전설에다 인간에게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는 유리구슬의 판타지 요소를 가미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꾸민다. 현재 방송사 편성을 논의 중이다.

방송가에서는 두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남자 구미호라는 설정을 얼마나 현실감 있게 풀어내 표현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청자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어설픈 캐릭터 분장만으로는 “진부하다”는 평가와 함께 외면을 받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그런 점에서 웹뮤지컬 드라마 ‘구미호 카페’는 눈길을 끌 만하다. 천년 전 사랑을 이루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 구미호가 채식 카페를 운영하며 소중한 인연의 환생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인간의 간을 빼먹는 구미호가 아니라 채식하는 구미호라는 설정으로 웃음을 자극한다. 이미 좋은 반응을 얻으며 뮤지컬과 국악을 결합한 창극 스타일의 영화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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