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관중 입장이 억지? 전문가 진단, “20%까진 문제없다”

입력 2020-06-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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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개막 후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잠잠해질 기미가 없다. 하지만 야구장은 코로나19를 뚫고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준비가 돼있다. 정부지침만 달라지면 된다. ‘해수욕장은 되고 야구장은 안 되냐’는 투정이 아닌 논리적 주장이다.

● “20%만 입장하면 문제없다”

관중 입장 통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소관이다. 정부의 지침 없인 관중 입장도 없다. 영화관, 워터파크 등 실내 여가 시설은 물론 해수욕장 같은 야외 시설에 이어 프로스포츠에도 빗장이 풀릴까.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상황 브리핑에서 “야외 스포츠, 특히 프로야구와 축구 관중 입장과 관련해 문체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과 연계해 발표 예정인데, 이르면 이번 주말 확정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관중 입장에 대한 의문부호를 던진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야구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미 문을 연 다른 여가 시설들에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은 준비를 했다. 전문가들도 소수 관중 입장은 허용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KBO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야구장에 입장한 관중은 모두 한 방향을 보고 있다. 전체 수용인원의 20% 정도를 입장시킨 뒤 적당한 거리로 띄어 앉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본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 20% 관중만 찾는 야구장, 이렇게 운영된다

10개 구단은 KBO의 지침대로 관중 입장시 매뉴얼을 구축해둔 상황이다. 경기장마다 동선 등이 달라 세세한 부분은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선 비슷하다. 관중 입장 게이트를 홈과 원정 각 하나씩만 오픈하고, 입장 대기시에도 2m 이상 거리를 둔다. 혹시 관중이 이를 놓칠 것을 대비해 바닥에 스티커도 전부 부착했다. 발열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입장은 어렵다. 아울러 입장 후에도 취식 및 육성 응원은 자제 대상이다. 마스크 미착용시엔 입장 자체가 안 되며 관중석에서 마스크를 벗을 경우 1회 적발시 경고, 2회 적발시 퇴장 조치다.

티켓 판매 역시 온라인 예매로만 진행한다. 현장판매를 없애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이 벌어졌을 때 회원정보를 통한 추적을 위한 결정이다. 온라인 예매 페이지에서 좌석을 선택할 때 인접한 곳은 클릭조차 할 수 없고 2m씩 띄워 앉는 좌석만 고를 수 있다.

단체 응원도, ‘떼창’도 당분간은 힘들다. 혹자는 “대체 그렇게 보는 야구가 무슨 재미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렇게라도 야구를 직접 볼 수 있다면 기꺼이 경기장을 찾을 팬들은 분명 있다. 이들의 갈증을 달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분명하다. 수도권 A팀 마케팅 팀장은 “5월부터 소수 관중 입장에 대한 매뉴얼을 확립해둔 상황이다. 시뮬레이션만 수십 차례 했다. 내일 당장 관중을 들여보내라고 해도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 상징성 굴레, 반대로 생각하면?

일각에선 정부가 관중 입장에 소극적인 이유로 KBO리그의 상징성을 꼽는다. 팬들이 모인 장면이 매일 생중계된다면 경각심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철저한 방역과 시스템이 갖춰졌을 때 조금 불편하게나마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만방에 알리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그토록 자랑하던 ‘K-방역’의 힘을 보여줄 수단임을 놓치고 있진 않을까.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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