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속 첫 100홈런! 로하스, “여권 태운다? 너무도 영광스런 말”

입력 2020-06-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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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하스. 스포츠동아DB

이쯤 되면 KT 위즈 팬덤에서 여권을 불태울 인원을 모집해야 하는 것 아닐까. 단순히 ‘복덩이’ 정도로 묘사하기엔 부족하다.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KT 역사를 또 한 번 썼다.

KT는 25일 수원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2경기서 19-6으로 승리했다. 넉넉한 스코어와 달리 경기 내용은 흡족하지 않았다. 실책이 겹치며 7회초까지 5-5로 팽팽한 접전이었다. 그러나 타선이 7회말 4점, 8회말 10점을 폭발시키며 대승을 완성했다.

8회에만 타자일순하며 대량 득점을 뽑았기 때문에 대부분 타자들의 기록은 좋다. 그 중에서도 로하스가 빛났다. 6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로하스가 8회 때려낸 홈런은 개인 통산 100홈런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세 자릿수 홈런 고지 돌파는 KBO리그 역대 96번째, 외국인 선수로는 8번째다.

아울러 KT 창단 이래 첫 세 자릿수 홈런 기록도 챙겼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KT의 홈런 순위는 로하스가 1위다. 그 뒤를 박경수(96개), 유한준(66개), 강백호(52개), 황재균(47개), 장성우, 고(故) 앤디 마르테(이상 42개)가 잇는다.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대기록이자 KT에는 역사다. 또한 시즌 15호 아치로 이 부문 1위를 굳게 유지했다.

경기 후 로하스는 “오늘 혹시 100호 홈런을 칠 수 있을까 해서 특별한 신발을 신었다. 아들 이름이 한글로 새겨진 신발을 신었는데 마침 기록을 달성해 두 배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외국인 선수 8번째라는 대기록을 달성해 영광이고, 언제까지 뛸 진 모르지만 더 뛸 수 있다면 기록 달성에도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올해는 홈런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도움이 돼 가을야구를 하는 게 더 큰 바람”이라고 전했다.

KT 팬들은 로하스의 데뷔 첫해부터 ‘여권을 불태워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효자 외인들에게는 익숙하게 따라붙는 문장이다. 출국을 막아 종신 선수로 남겨둬야 한다는 바람의 표현이다. 로하스도 이 표현을 익히 알고 있다. 그는 최근 “사랑하는 팬들이 그렇게 나를 생각해준다는 자체가 큰 의미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 수원에서 오래오래 뛰고 싶다”며 “그 말은 내게도, 가족에게도 너무 영광스러운 말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선 인터뷰에서도 “팀이 원한다면 종신 KT맨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해왔다.

로하스의 효자 노릇은 적어도 몇 년 더 이어질 기세다. KBO리그 외국인 타자 관련 기록을 어디까지 깰 수 있을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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