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꼰대인턴’ 박해진, 냉철남? 코믹 본능 끝내주는 남자!

입력 2020-07-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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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해진이 확 달라졌다. 1일 종영한 MBC ‘꼰대인턴’으로 그간 보여주지 못한 코믹 본능을 제대로 뽐냈다. 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

■ 최근 종영 ‘꼰대인턴’서 코믹연기 성공한 박해진

후배 앞에서 ‘나 때는 말이야’…깜짝 놀라
매해 쉼 없이 작품활동…연애? 딴세상 일
꼰대인턴, 웃을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죠

‘전문직 전문!’ 연기자 박해진(37)이 가진 별명 중 하나이다. 2006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국정원 요원이나 의사처럼 전문직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서다. 그가 맡은 배역들은 대부분 똑똑하지만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실제로도 차갑고 냉철할 것 같다는 편견이 뒤따랐다.

그랬던 박해진이 180도 달라졌다. 1일 종영한 MBC ‘꼰대인턴’이 전환점이었다. 우스꽝스러운 터번을 쓰고 가짜 수염을 붙인 채 춤을 추고, 선배 연기자 김응수와 하마터면 뽀뽀(?) 할 뻔한 위기도 겪었다. “코믹 연기는 절대 못 할 것”이란 오해를 와장창 깨트리는 순간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진은 “이제 나도 어디 가서도 자신 있게 ‘코믹도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며 껄껄 웃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꼰대인턴’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HIM


● “저 원래 밝고 농담도 잘해요!”

극중 박해진은 라면 제조회사에서 ‘핫닭면’이란 히트 상품을 만들어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가열찬 역을 맡았다. ‘꼰대’ 부장이었다가 인턴으로 되돌아온 김응수와 티격태격하며 드라마의 재미를 만들어 나갔다. 시청자뿐 아니라 연기를 하는 자신도 “웃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그동안 무거운 주제를 다루거나 어두운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본래의 저 또한 작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심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죠. 이번에는 모든 걸 내려놓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제 안의 유쾌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 반가웠고요. 실제로는 까불거리진 않아도 농담도 잘하고 밝은 사람이랍니다.”

14년 차 연기자로 어느덧 선후배 연기자들 가운데를 잇는 ‘허리’를 담당하는 위치에 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대선배’ 연기자인 김응수와 한지은, 노종현 등 후배 연기자들의 중심이 되어야만 했다. 연기뿐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까지 섬세하게 신경 써야 하는 자리인 만큼 “부담이 안 될 순 없다”면서도 “운 좋게 좋은 사람들만 만나와서인지 크게 힘들지는 않다”고 말했다.

“아직 젊은 나이이지만 후배 연기자들이 현장에 하나둘 늘어갈수록 ‘나 혹시 꼰대인가?’라고 놀라는 순간들이 있어요. 저도 모르게 ‘나 때는 말이야’가 입까지 올라와 말이 턱 막히는 거 있죠.(웃음)”

배우 박해진. 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


● “데뷔 초와 달라진 점? 연기력!”

박해진은 후배들에 ‘모르는 건 언제나 물어보라’고 먼저 말한다.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분명 얻는 게 있다. 답을 찾는 과정도 된다. 그러면서 그는 14년 전 자신의 신인 시절을 떠올렸다. 데뷔작인 KBS 2TV ‘소문난 칠공주’를 “아직도 두 눈 뜨고 못 본다”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저 자신도 ‘전파 낭비’라고 생각할 정도로 연기력이 형편없었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어요. 지금은 그때보단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감정도 미리 ‘계산’하지 않고요. 리허설 중 상대방과의 호흡을 통해 느낀 것들을 살리려고 애써요.”

그는 “연기를 향한 열정만큼은 14년 전과 똑같다”며 강조한다. 그 열정 덕분인지, 데뷔 후 매해 쉼 없이 작품들을 내놨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연애와 취미 같은 개인적인 일들은 ‘딴 세상’ 일이 되어버렸다.

배우 박해진. 사진제공|마운틴무브먼트


“다들 연애는 대체 언제 하나요?(웃음) 취미도 가구 수집같이 정적인 것들을 주로 해요. 외롭지 않느냐고요? 올해 10살과 7살 된 조카들까지 모든 식구가 한집에 살아서 그럴 틈이 없어요. 지금은 바쁘게 일하는 제가 좋아요. 30대 초반엔 ‘마흔 전엔 결혼할 거야’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지켜지지 않을 게 뻔해서 이제는 목표를 안 세우려고요. 하하하!”

일에서도 “뚜렷한 목표를 정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차기작으로 점찍은 드라마 ‘크라임 퍼즐’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새롭게 신조가 생겼어요.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연기라는 게)누군가가 나를 찾아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오늘 하루를 잘 마무리 하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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