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이순재가 최근 휩싸인 ‘매니저 갑질’ 논란에 대해 “모든 법률책임과 비난을 받겠다”며 사과했다. 스포츠동아DB
매니저 업무 범위·처우 개선 목소리도
배우 이순재(85)가 최근 불거진 현장매니저 부당 업무 지시와 관련해 법률책임과 도의적인 비난을 받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대중문화예술 종사자로서 매니저 직군이 가진 특수성과 처우개선에 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이순재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는 1일 입장문을 내고 “1인 기획사로 급하게 사무실을 이전하느라 (매니저 채용)계약서 작성을 누락했다”고 인정하고 “프리랜서라고 생각해 4대 보험 가입을 하지 않았지만 급여는 업계 평균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청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그 결정과 법적 책임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순재도 소속사를 통해 “남은 인생, 살아온 인생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당초 소속사는 기자회견과 법적대응 등을 통해 강경하게 대처할 방침이었지만 이순재가 ‘더는 문제를 키우지 말고 책임지겠다’고 뜻을 전하면서 노동청 조사를 기다리기로 했다.
다만 김씨가 2개월간 현장매니저로 일한 과정을 ‘머슴살이’ ‘갑질’ 등으로 표현하거나 ‘해고 통보’라고 한 주장에 대해 소속사는 “과장되고 일방적인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4대 보험 가입 등을 채용 주체인 소속사가 아닌 배우에게 지속적으로 요구, 그 가족까지 어려움을 겪는 등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해 상호 신뢰가 깨졌다는 설명이다.
유명 원로배우와 현장매니저 사이의 갈등을 두고 연예계에서는 배우 한 사람의 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 매니저를 두고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쉽게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공감대 속에 연예인의 인식 전환은 물론 매니저 처우개선, 연예계에 처음 입문하는 현장매니저에 대한 직업 이해 및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7일 정기 이사회에서 이번 사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분쟁 당사자들의 입장이 아닌, 연예계 오랜 고민인 매니저 업무 범위 등 처우에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성민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일하는 상호보완적인 직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도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을 통해 매니저 등 종사자들의 처우, 직업 입문 교육 등에 보다 현실적인 조항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