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선수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FA컵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출전해 성인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토너먼트대회다. 하위리그 팀이 상위리그 팀을 제압하는 데 묘미가 있다. 3라운드부터는 K리그1(1부), K리그2(2부) 팀들이 합류해 더 흥미진진해졌다.
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수원FC-인천 유나이티드전은 3라운드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경기였다. K리그1 최하위(2무7패·승점 2) 인천과 K리그2 1위(5승3패·승점 15) 수원FC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원FC는 K리그2 득점 1위(17골)이기도 한 반면 인천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유일하게 1승도 건지지 못한 팀으로 최소 득점(3골)에 허덕이고 있다.
FA컵에서 하위리그 팀을 만나는 K리그1 팀들은 대부분 온 힘을 기울이지 않는다. 리그 경기에서 체력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주축 멤버들에게는 휴식을 주고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경우가 잦다. 반대로 상위리그 팀을 만나는 하위리그 팀들은 강한 상대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전력을 쏟는다.
하지만 수원FC와 인천은 정반대였다. 수원FC가 선발로 내세운 11명 중에서 한정우와 강신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리그에서 뛰지 않는 선수들이었다. 교체명단(5명)에도 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김건웅, 최종환 등 2명뿐이었다. FA컵을 위한 멤버 구성이었다. 반면 인천은 김도혁, 송시우, 김성주 등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그대로 내세웠다. 베스트11 중 K리그1 출전이 없는 선수는 이제호와 골키퍼 김동헌뿐이었다.
수원FC는 K리그1 팀처럼 로테이션을 택했고, 인천은 K리그2 팀처럼 본래 전력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K리그1에서 승리가 없는 가운데 임완섭 전 감독마저 물러난 인천이 FA컵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려는 의지를 불사른 경기였다. 그러나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인천은 수원FC에 4-5로 또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수원|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