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유원상. 스포츠동아DB
KT 위즈가 과감한 필승조 투입 승부수로 LG 트윈스를 꺾고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KT는 2일 잠실 LG전에서 연장 10회 혈전 끝에 4-3으로 신승했다. 장단 15안타를 때리는 화력을 과시하면서도 집중타가 나오지 않아 고전했으나, 불펜의 버티기를 통해 힘겹게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KT로선 이날 경기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았다. 1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의 선제 솔로포, 2회초 유한준의 달아나는 솔로홈런으로 가볍게 2점을 앞서갔으나, 5회말 상대 타선에 4연속 안타를 내주며 순식간에 3실점했다.
2-3으로 리드를 내준 KT는 5회말까지 60개의 공으로 3실점하며 나름 역투한 조병욱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추격조로 좌완 조현우를 올리며 타선의 힘이 발휘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6회가 끝났을 때도 전광판의 스코어는 그대로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조현우가 7회말 선두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자 곧바로 교체 카드를 내밀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승조를 투입한 것이다. 최근 불펜에서 가장 궂은일을 많이 하고 있는 유원상이 위기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유원상은 이 감독의 믿음에 그대로 응답했다. 첫 타자 채은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6번타자 정근우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7회를 끝냈다.
타선이 8회초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자, 유원상은 8회말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LG 하위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2이닝 무안타 1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이날 자신의 임무를 100% 완수했다. 투구수는 15개에 불과했다.
KT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필승조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권이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10회초 장성우의 천금같은 1타점 적시타로 4-3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자 10회말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등판했다. 주권이 선두타자 라모스에게 안타를 맞고 내려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재윤은 침착하게 채은성~구본혁~홍창기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쌓아 팀의 값진 1승을 지켜냈다. 시즌 6세이브(1승3패)를 기록하며 6월 30일 블론세이브의 아픔까지 말끔히 씻어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