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닝 실점으로 우는 LG의 잠실 라이벌전

입력 2020-07-0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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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들.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가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6연패를 당했다. 5월 5일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한 이후 거듭 패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포스트시즌에 만나 이긴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LG는 7일 현재 29승25패로 5위까지 추락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미션이다. 결국 올 시즌도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라이벌전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게 최근 수년간 LG는 두산에 고전했다. 2015년 8승8패로 균형을 맞춘 이후 4시즌 연속 두산에 밀렸다. 지난 4년간 두산이 43승1무20패로 LG를 압도했다. 2018시즌에는 무려 15승1패였다. LG로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즌이다. 류중일 감독이 LG 팬들에게 가장 미안해하는 ‘흑역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욱 LG는 두산을 만나면 주눅이 드는 분위기다.

올 시즌 출발은 괜찮았다. 어린이날 개막전에서 3-1로 앞서던 8회 5득점하며 두산의 기를 꺾었다. 8-2 승리. 하지만 두산도 ‘빅이닝’으로 반격했다. 다음날 3회 5득점으로 설욕했다. 경기 결과는 5-2 두산의 승리. 그 다음날에도 두산은 3-3인 5회 4득점하며 LG를 힘으로 제압했다.

6월의 3연전은 두산이 한창 좋지 않은 가운데 LG가 선두를 바짝 추격하던 때 벌어졌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19일 두산은 1, 2, 6회 3차례나 대량득점하며 18-10으로 이겼다. LG도 한 차례 빅 이닝은 만들었지만 감히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20일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2번의 대량득점으로 8-2 승리를 거뒀다. 21일 경기는 올 시즌 유일하게 맞대결에서 빅이닝이 나오지 않았지만 두산이 3-1로 이겼다.

7월 3연전의 시작인 7일 경기에서도 두산이 3-3으로 맞선 5회 4득점하며 9-6 승리를 챙겼다. 최근 팀 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LG도 기회는 잡았지만, 두산에 허용한 한 번의 빅이닝에 발목을 잡혔다. 결국 LG가 두산을 넘으려면 상대의 빅이닝을 막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신감이 기량보다 더 중요한 라이벌전에선 빅이닝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힘에서 앞선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상대의 수비시간을 길게 만들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 대량실점을 하면 큰 점수를 따라가기 위해 무리를 할 수밖에 없고, 성공확률은 더 낮아진다. 무엇보다 LG 마운드가 두산의 방망이를 막아낼 힘이 모자란다는 것이 올 시즌에도 확인됐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우리 타자들이 힘으로는 자신이 있는데 상대가 비비꼬면 묘하게 안 풀린다”고 털어놓았다. LG가 올 시즌 유일하게 이겼을 때 선발 차우찬은 절묘한 강약조절로 두산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지만, 그 뒤로는 변화구의 제구력이 무뎌지면서 난타 당하고 있다. 음미해볼 만한 얘기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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