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종기.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박종기(25)는 지난달 20일 잠실 라이벌전에서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와 선발 대결을 펼쳤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이용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군에서 올라온 그는 그날 6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인생 피칭으로 데뷔 6년 만에 처음 승리투수가 됐다. 씩씩했던 피칭이 마음에 들었던지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계속 선발등판 기회를 줬다.
8일 두 팀의 시즌 8차전은 박종기의 올 시즌 5번째 선발등판 경기다. 공교롭게도 상대 선발은 켈리. 18일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김 감독은 ‘오늘 박종기에게 특별히 무엇을 당부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조건 세게 던지라는 얘기를 투수코치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선발투수는 가능한 한 자신의 최고 공을 이닝에 관계없이 던져야 한다. 간혹 긴 이닝을 생각하면서 경기 도중 힘 조절을 하려는 투수들이 있는데, 그것은 베테랑 투수들이나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력피칭은 김 감독뿐 아니라 올 시즌 눈에 띄게 마운드가 튼튼해진 삼성 라이온즈에도 통용되는 말이다. 정현욱 투수코치가 가장 강조하는 단어다. 정 코치는 심지어 캐치볼을 할 때도 원하는 곳에 전력을 다해 던지라고 주문한다. 평소부터 습관을 들여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둬야 마운드에서도 전력피칭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김 감독은 “슬슬 던지다가 가끔씩 전력으로 던지는 피칭은 쉽지 않다. 밸런스를 유지하기도 어렵고, 컨트롤도 잡히지 않는다. 2군에서 올라온 투수들이 처음 2번은 열심히 던지다가 3번째 등판부터 슬슬 던지는 경향이 있다. 자기 나름대로는 긴 이닝을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상대 타자들도 그 정도 대비는 하고 나온다. 젊은 투수는 일찍 강판되더라도 마운드에선 항상 최고의 공을 던지고 내려오는 것이 좋다. 박종기도 처음 선발로 등판했던 6월 14일 한화전 때의 공이 가장 좋았고, 다음부터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언론을 통해 감독의 의사를 확실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