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SA와 함께하는 홀덤이야기] 카우보이 핸드와 네 명의 왕

입력 2020-07-09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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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폴드홀덤TV·전스타크래프트선수 최인규’

텍사스 홀덤에서 보드에 다섯 장의 커뮤니티 카드가 깔리기 전에 각자에게 나눠주는 두 장의 카드를 퍼스널 카드 혹은 핸드 카드라고 한다. 이때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좋은 카드들을 프리미엄 핸드라고 하는데 AA, KK, QQ, AKs 등이다.

이 프리미엄 핸드에는 각각의 별칭이 있는데 AA를 에어라인이라고 하고, KK를 카우보이라고 부른다. 이 두 개의 핸드가 손에 들어오면 ‘아 이 핸드로 어떻게 최대한 많이 칩을 획득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본인이 진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게 된다.

이번 기회에 다룰 ‘K’는 왕을 뜻하는 킹의 머리글자다. 두 명의 왕이 손에 들어오는 순간, 포커페이스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 장을 받게 되는 핸드카드 169가지 경우의 수 중에 두 번째로 승리할 확률이 높은 카드이기 때문이다.

‘K’ 카드는 유럽에서 전해지는 트럼프 카드놀이 중에 일부 게임에서 ‘A’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가장 높은 카드인 ‘A’의 바로 다음카드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양한 이니셜과 숫자들이 있지만 특별히 킹 카드는 각기 다른 왕을 표현하고 있다. 스페이드, 하트, 다이아몬드, 클로버 등 서로 다른 모양이 의미하는 왕은 누구인지 살펴보자.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스페이드 킹은 데이비드, 하트 킹은 찰스, 다이아몬드 킹은 세자르, 클로버 킹은 알렉산드로다.

스페이드 킹의 주인공은 구약성경이 전하는 위대한 왕 다윗(히브리어 : ¤¤¤¤¤¤)이다. 다윗하면 우리에게 떠오르는 인상 깊은 장면은 거인 골리앗을 돌팔매로 물리치는 용감한 전사의 모습일 것이다. 칼을 상징하는 스페이드의 모양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왕이다. 구약성경에서 다윗은 지혜의 상징 솔로몬의 아버지이자 미래 메시아의 조상으로 많은 시편들이 찬양하는 위대한 왕이다.

하트 킹의 주인공은 유럽의 아버지, 프랑크 왕국의 유일한 통치자 샤를마뉴(프랑스어 : Charlemagne)다. 흔히 카를대제 혹은 카룰루스대제라고 불리는 이 왕은 끊임없는 원정을 통해 영토를 확장했고 서유럽을 정치적으로 통일했다. 중앙집권제와 지방봉건제도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효과적인 정치제도를 마련했고 로마 교황의 요청으로 랑고바르드 왕국을 정복하기도 했다.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기 위해 각 부족이 시행하던 부족법전을 성문화하여 각 부족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모습은 하트 킹의 주인공이 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다이아몬드 킹의 주인공은 로마의 황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라틴어 : Gaius Julius Caesar)다. 서양사에 가장 큰 영향을 남긴 사람 중의 한 명인 카이사르는 귀족 출신으로 로마에서 재무관, 안찰관, 법무관 등 여러 관직을 거치면서 명성을 획득하고 대정치가로서의 기반을 구축하였다. 갈리아인의 대반란을 진압하고 군대를 해산하고 로마로 돌아오라는 원로원의 결의가 나오자 그 유명한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말과 함께 갈리아와 이탈리아의 국경인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를 향하여 진격해 결국 황제가 되었다. 한편 그에게는 돈을 빌리는 천재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이 별칭이 그를 다이아몬드 킹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클로버 킹의 주인공은 그리스의 위대한 황제 알렉산더 대왕(그리스어 : ¤λ¤ξανδρο¤ ¤ Μ¤γα¤)이다. 그의 정식 이름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3세로 서아시아 와 동북 아프리카를 비롯해 그리스 에서 인도 서북까지 고대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만들었다. 그는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 지휘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의 그리스 식민지 정책과 그로 인한 그리스 문화의 확산은 새로운 헬레니즘 문명을 가져 왔다. 15세기 중반 비잔틴 제국을 통해 동양과 서양을 이어온 그의 영향력이 교제를 뜻하는 클로버의 왕으로 자리하기에 손색이 없다.

‘굿폴드홀덤TV·전스타크래프트선수 최인규’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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