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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잠실구장 주차장에 특별한 이동식 커피차가 떴다. 유명 아이돌 스타나 팬클럽이 특정한 날을 기념해 관계자들에게 밥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동식 밥차와 커피차가 방송에 종종 나오곤 했는데, 이제는 야구장에도 등장했다.
커피차의 주인공은 LG 트윈스 이형종(31)이었다. 시즌 개막에 앞서 두산 베어스와 연습경기를 하던 도중 투구에 맞아 출전이 미뤄졌던 그가 1군 복귀를 기념하며 동료들에게 커피를 대접한 것이다. 깜찍한 외장의 소형 트럭에 ‘드디어 잠실 이형종이 쏩니다’란 현수막을 붙이고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이들에게 무료로 커피와 츄러스를 제공했다.
차량 옆 입간판에는 ‘LG 트윈스 가족 여러분, 기자 여러분 맛있게 드시고 힘내세요. 사랑 합니다♥’란 애교 넘치는 문구가, 차량에는 ‘공에 맞지 말고 공을 때리자’는 스티커도 눈에 띄었다. 5월 1일 연습경기 도중 왼쪽 손등에 두산 이용찬의 투구를 맞아 다섯 번째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던 사실을 기억나게 한 센스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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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차 곁에선 다음 달 출산이 예정된 이형종의 아내가 상황을 지켜봤다. 그는 “그동안 기다려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준비했다”며 쑥스러워했다. 구단 이규홍 사장과 차명석 단장도 커피 차량 주변에서 눈이 마주치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커피 한 잔 하고 가시라”고 권했다. 그동안 부상을 치료하고 2군에서 조절을 해온 이형종은 마침내 10일 잠실 NC전부터 선발로 나섰다. 2경기 성적은 9타수 2안타 1타점이다.
류중일 LG 감독도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이형종이 준비한 커피를 마셨다고 했다. “야구장에 출근하는데 누군가가 커피를 줬다. 처음에는 여성 팬으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다음달 출산 예정 소식을 전해들은 류 감독은 “이제 형종이도 아버지가 되는구나. 지금도 수비는 큰 문제가 없다. 중심타자로서 큰 타구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욕심뿐”이라고 덧붙였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