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태티 저작권자’ 롯데 스트레일리, “일이 커졌는데…시즌2 기획 중”

입력 2020-07-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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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스트레일리. 스포츠동아DB

이만한 분위기메이커가 없다. 토종 선수가 팀의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외국인 선수가 그 역할을 해내니 더욱 대단하다. 댄 스트레일리(32·롯데 자이언츠)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만점이다.

롯데는 14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5-0으로 승리했다. 타선이 2회말 2득점, 3회말 3득점으로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았다. 가장 빛난 건 선발투수 스트레일리였다. 8이닝 2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3승(2패)째를 챙겼다. 최고 147㎞의 속구에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8회까지 103구를 던졌으니 내심 완봉승을 노릴 법도 했지만 허문회 감독의 선택을 그대로 수용했다.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개인적으로 승리라는 스탯을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그 선발투수가 나갔을 때 팀이 이겼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오늘도 내 승리보다 팀의 승리가 더 기쁘다”고 강조했다.

승리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평균자책점(ERA) 타이틀은 탐내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매 시즌 ERA 1위를 추구하고 있다. 나도, 라커룸의 동료들도 최고가 되기 위해 운동한다”며 욕심을 냈다. 스트레일리는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1.41), 구창모(NC 다이노스·1.48)에 이어 ERA 3위에 올라있다. 이날로 ERA를 2.07까지 낮췄기 때문에 타이틀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스트레일리는 시즌 도중 김준태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진지한 표정의 김준태가 웃길 바라며 만든, 어디까지나 이벤트 차원인데 팬들의 관심이 워낙 뜨거웠다. 때마침 김준태가 타석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기 시작하며 판매 요구가 빗발쳤고, 롯데도 준태티 판매를 시작했다. 스트레일리는 “어디까지나 재미로 시작한 일인데 좀 커진 것 같다”면서도 “시즌2를 기획 중이다. 통역과 정보근 중 고민하고 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마운드 위에서 최고인 외국인 선수는 여럿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까지 팀의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하는 선수는 손에 꼽는다. 스트레일리의 가치가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높은 이유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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