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MVP] 캡틴이 증명한 명제, 김현수가 살아야 LG가 산다!

입력 2020-07-15 2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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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 스포츠동아DB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는 팀 전체의 슬럼프. 시즌 초 맹렬한 기세로 벌어둔 승수는 어느새 원점에 가까워졌다. 고군분투하던 ‘캡틴’도 차츰 지쳐가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해결사는 김현수(32·LG 트윈스)였다. 김현수가 승리에 앞장서며 LG도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LG는 1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3으로 이겼다. 6이닝 8안타 3삼진 2실점을 기록한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은 개인 3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4승(5패)째를 챙겼다. 통산 롯데전 10경기에서 5승무패로 극강의 모습을 이어갔다.

타선의 해결사는 김현수였다. 2-2로 팽팽히 맞선 5회초 무사 1·3루서 3점포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0B-2S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샘슨의 한복판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날 3회초까지 18연속이닝 무득점으로 침체됐던 LG 타선은 김현수의 홈런을 시작으로 5회에만 7안타 1볼넷으로 대거 6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LG는 6월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36게임에서 14승1무21패(승률 0.400)로 하락세를 겪었다. 같은 기간 승률은 SK 와이번스(0.324), 한화 이글스(0.250)에만 앞섰다. 팀 평균자책점은 5.11(7위), OPS(출루율+장타율)는 0.705(8위)에 불과했다. 기둥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무너진 여파가 컸다. 5월까지 16승7패(승률 0.696)로 선두 NC 다이노스(0.783)에 2경기 뒤진 2위의 기세는 사라졌다. 만약 이날 LG가 패하고, 대구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전 결과에 따라선 6위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있었다.

5월 23경기에서 타율 0.391로 펄펄 날았던 김현수도 6월부터 사이클이 조금씩 떨어졌다. 물론 5월의 괴물 같은 페이스만 아니었을 뿐 2번과 3번 타순을 오가며 팀에서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앞뒤 타자들이 모조리 고전하니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팀원 모두가 올 시즌 5강 이상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기에 주장으로서 무게감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지금 LG에서 이러한 무게감을 이겨내고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줘야 할 선수는 바로 김현수다. LG가 한 이닝에 5점 이상을 뽑아낸 것은 6일 대구 삼성전 8회초 이후 60이닝만이었다. 그날도 김현수의 만루홈런이 ‘빅이닝’을 완성했다. 김현수가 살아야 LG가 산다. 이 명제는 앞으로도 유효할 전망이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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