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볼프강 모차르트로 열연 중인 박강현은 “요즘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감동을 받고있다”고 했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타이틀롤 볼프강 모차르트로 열연 중인 배우 박강현이 넘버 ‘황금별’에 대해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에 그는 몹시 가슴 아파하는 듯 했다. 무대에서 관객들이 마스크를 낀 모습에 “공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불편함을 감내하며 공연을 보러 와 주시는 게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다”라고 말했다.
2016년 ‘베어 더 뮤지컬’로 뮤지컬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박강현. 그는 데뷔 6년 차 뮤지컬 배우로 압도적인 가창력과 귀에 쏙쏙 박히는 발성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시몬스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 같은 편안함을 선사하곤 한다. 팬들 사이에서 ‘시몬스’로 불리는 걸 알았냐고 묻자 그는 “알고 있다. 그 별명이 사실 손준호 형이 만들어준 별명이다. 형이 어느 인터뷰에서 저에 대해 ‘어우 (목소리가) 편안해 어우 시몬스’라고 답변을 한 뒤 팬분들도 그렇게 불러준다”고 했다.

2010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막을 올렸던 뮤지컬 ‘모차르트!’가 어느새 10주년을 맞았다. 10주년 공연에 뉴 캐스트로 합류한 박강현은 10주년이란 타이틀에 부담감을 느껴 첫 공 전날 잠들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연기를 전공한 친구들은 모를 수가 없는 작품이 모차르트다. 그런 공연에 합류했단 자체가 부담이었다. 이미 모차르트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생소한 모차르트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정답은 없기에 나만의 모차르트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라며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하는 배우 박강현과의 일문일답.
- 여러 악재 속에서 공연을 올리게 된 소감이 어떤가.
- 캐릭터 분석을 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지 이야기해 달라.
- 외모가 달라진 거 같다.
- 모차르트 같은 위인을 연기하는 부담감은 없는가.
- 부담감을 떨쳐낼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웬만한 일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공연이 임박해 올 때면 부담이 많이 된다. 하지만 막을 올려 무대에 들어가면 어느 순간 그 안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고 그 시간을 부담보다는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스스로 컨트롤하려고 노력했다.”
- 모차르트 오디션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 모차르트에 얼마나 다가간 것 같은가.
- 모차르트와 본인을 비교했을 때 맞닿은 부분이 있는가.
- 같은 배역에 김준수, 박은태 배우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가.
- 극을 올리며 달라진 점이 있는가.
“여태 했던 작품들 중에 모차르트는 무대에 있는 시간이 가장 긴 작품이다. 웃는 남자도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모차르트는 웃는 남자보다 분량도 많고 노래도 더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힘있게 끌고 가야 하는 공연이기에 체력이 부족하면 안 되는 작품이다. 그래서 요즘은 아침에 조깅도 한다.”
- 아마데 역에 이시목 군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 애착이 가는 넘버가 있는가.
- 아마데가 지니고 다니는 상자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가.
- 페르센 시절 앙투아네트로 만났던 김소현, 김소향 배우와의 호흡은 어떤가.
“소향 누나와는 뮤지컬 엑스칼리버부터 웃는 남자까지 많은 작품을 함께해서 정말 편하다. 서로 어떤 걸 원하는지 캐치해 내는 사이가 된 거 같다. 소현 누나는 워낙 밝고 항상 웃어주는 따뜻한 사람이다. 하지만 마냥 편할 수 없는 이유는 저에게 형수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수님이라고 하면 굉장히 싫어한다. ‘손준호는 손준호고 나는 나다’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데, 형수님의 이미지가 있어서 좀 더 예의를 차리려고 한다.”

- 캐릭터에서 잘 빠져나오는 편인가.
- 작품이 끝나면 뭐가 남을 거 같나.
- 목표를 세운 지점에 얼마나 근접했는가.
- 본인을 괴롭게 하는 장면이 있는가.
“2막에 아버지와 다툰 후 아버지가 떠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 감정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을 했다. 이해하기 쉬운 장면일 수도 있는데, 감정 전환 스위치가 쉽지 않았다. 아버지가 ‘너는 모든 가족을 저버렸다’고 얘길 하는데 그 장면은 아직도 쉽지 않다.”
- 극 중 애드리브도 있는가.
“극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장난을 좀 친다. 앞부분이 밝으면 밝을수록 뒤가 좀 더 무너지는 게 많이 보이니까 일부러 장난을 친다. 콜로레도 교주와의 신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모차르트 구두에 굽을 뺐다. 원래 깔창을 넣어놨는데 콜로레도와 나란히 섰을 때 모차르트가 작아 보이길 원했다. 신분을 나타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 데뷔 당시를 돌아보기도 하는가.
- 자신의 무대에 대해 평가해 달라.
- 역할에 몰입하면 일상으로의 회복이 더딘 편인가.
“공연이 길어질수록 몰입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할 만큼 했단 생각도 많이 한다. 사람들은 보통 데드라인을 주면 끝내는 본능이 있지 않나. 마지막 공연까지 에너지를 다 쓰고 바로 놓아버리는 경향이 있다. 작품이 끝났을 때 빨리 풀어지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 웃는 남자를 끝낸 뒤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
“전염병 때문에 그 누구보다 집에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배달음식도 많이 먹고 살도 찌고, 집에서 드라마도 많이 봤다. 원체 돌아다니는 성격도 아니지만, 꾹 참고 집에만 있었다. 유튜브 댓글도 많이 봤다. 재미있는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가요계엔 김나박이, 뮤지컬계엔 홍박박이 있다(가요계 김범수·나얼·박효신·이수, 뮤지컬계 홍광호·박은태·박효신·박강현)’는 댓글을 보고 많이 웃었다.”
- 본인만의 강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솔직히 모르겠다. 나는 연기도 노래도 고만고만하고 춤도 못 춘다. 평범 그 자체에 특별함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끈기 하나는 참 좋다. 사실 잘 포기를 안 한다. 무모해 보일지라도 하나에 꽂히면 정말 포기를 안 한다.”
- 발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는가.
“음계를 짚어서 노래를 하다 보면 발음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개인적으로 답답했기에 신경을 많이 쓴 거 같다. 또박또박 얘길 한다고 잘 들리는 게 아니고 하면서 테크닉이 생기는 거 같다.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발음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욕구로 공연에 임한다.”
- 공연에 100퍼센트를 쏟아내는 거 같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다. 계산해서 연기할만한 성격은 못 된다. 다음 공연 컨디션에 대해 생각하면 집중이 깨질 거 같아서 생각을 안 한다. 공연 도중에 소리를 치는 장면이 있는데 감정을 가지고 소리를 치면 목이 안 나간다. 극에 집중을 하면 괜찮다는 믿음을 가지고 공연을 해왔다.”
- 박강현의 모차르트를 봐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 달라.
10주년 기념 공연을 맞은 뮤지컬 ‘모차르트!’는 깡차르트의 등장에 앞으로 10년은 너끈해 보였다. 모차르트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8월9일까지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