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11년 만에 다시 FC서울 유니폼을 입는다. 서울은 “기성용과 입단 계약 조건에 상호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20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서울과 계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서울은 19일 “기성용과 최종 합의를 마쳤다. 20일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며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개장한 K리그 여름이적시장 마감일은 22일로, 이날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선수등록을 마치면 곧바로 시즌에 참가할 수 있다.
양측의 2번째 동행이다. 기성용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맨’으로 활약했다. 데뷔 첫 시즌은 1경기도 뛰지 못했으나 2007년 세뇰 귀네슈 전 감독이 부임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K리그 통산 성적은 80경기에서 8골·12도움이다.
사실 서울과 기성용은 진작 함께 할 수 있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계약을 종료하면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기성용은 지난 연말 서울과 접촉했다. 하지만 협상은 잘 풀리지 않았다. 무성의한 구단의 태도에 서운함을 느꼈고, 결국 유럽으로 눈을 돌려 마요르카(스페인)와 4개월 단기 계약했다.
물론 기성용에게 서울이 최우선이었다. 부상회복에 전념하느라 예정보다 일찍 마요르카와 관계를 정리한 그는 6월말 귀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2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친정팀과 재협상에 나섰다.
서울은 9일 계약기간 2년 6개월과 금전적 조건을 전달했다. 지난겨울 구단이 처음 제시한 조건과 큰 차이가 없어 진전은 없었다. 그러나 16일 2차 미팅이 진행됐고, 양측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기성용 측은 19일 “(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회신했다.
공수 균형을 조율하고 날카로운 킥과 안정된 빌드업 능력을 갖춘 기성용의 합류는 서울에 큰 힘이다. 서울은 K리그2(2부) 강등 위기에 놓였던 2018시즌에 버금가는 큰 슬럼프에 빠져있다. 12라운드까지 소화한 ‘하나원큐 K리그1 2020’에서 고작 3승(1무8패·승점 10)밖에 거두지 못한 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전날(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에서도 1-3으로 역전패해 최근 2연패다.
기성용은 거듭된 패배로 자신감을 잃은 팀에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확실한 실력과 경험을 갖춘 만큼 후배들에게 안정감을 줄 것이란 안팎의 기대가 크다. 지속되는 추락과 뒤숭숭한 팀 상황에 실망한 ‘팬심’도 되돌릴 수 있다. 우선 부상을 완벽히 털고 일어서는 것이 먼저지만, ‘기성용 효과’는 서울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