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더 짙어진 인천, 자존심만 지킨 전북

입력 2020-07-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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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도 만족할 수 없는 무승부였다.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시즌 2번째 맞대결에서 1-1로 비긴 뒤 홈팀 인천 선수들(왼쪽)도, 원정팀 전북 선수들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7@donga.com

인천 유나이티드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은 역대 최악의 시즌이다. 12경기 연속 무승(4무8패), 꼴찌 탈출은 요원하기만 하다.

물론 인천에게 좋았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늘 하위권을 전전하며 생존을 위해 버티고 또 버텼을 뿐이다. 그래도 K리그2(2부)로 강등된 적은 없다. 그래서 인천의 닉네임은 ‘생존 왕’이다.

하지만 올해는 또 다르다. 경기수가 줄었다. 임완섭 전 감독이 떠난 사령탑 자리가 여전히 공석인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를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났다. 2위와 꼴찌의 싸움. 결과는 뻔해 보였다.

작전은 단순했다. 무고사를 원톱에 세운 인천은 ‘선수비-후역습’으로 나섰는데, 후반전 중반까지는 통했다. 전반 5분 왼쪽 날개 김준범의 패스를 잡은 오른쪽 날개 지언학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2018년 3월 3-2로 전북을 잡아본 인천에 시즌 첫 승의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그 후 흐름은 전북의 일방적 공세. 인천은 경고를 감수한 거친 플레이로 버티는 한편 공격 2선의 빠른 침투로 매서운 역습을 펼쳤다.

후반 양상도 마찬가지. 전북은 두들겼고, 인천은 맞아가며 펀치를 휘둘렀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북이 쫓겼다. 한교원, 김보경을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했음에도 공간을 열지 못했다. 반면 인천은 여유가 생겼다. 필드를 넓게 활용하며 상대의 힘을 뺐다.

화력 약화란 고민을 떠안고 있는 전북이지만, 인천의 첫 승 제물이 되는 일만큼은 결단코 사양했다. 후반 32분 이승기가 끝내 동점골을 터트렸다.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 속에 8승2무2패(승점 26). 같은 시각 안방에서 강원FC를 1-0으로 잡은 울산 현대(승점 29·9승2무1패)와 격차는 좀더 벌어졌지만 자존심은 지켰다.

잠깐 좋았던 인천은 또 고개를 숙였다. 선전했다고 하지만 기약 없는 내일의 먹구름이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할 수 없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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