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에도 무조건 전력질주” KT 배정대가 다시 새긴 진리

입력 2020-07-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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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 스포츠동아DB

흔한 표현이지만 야구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정답만큼 소중한 원칙은 분명히 존재한다. 타자의 경우 평범한 땅볼에도 1루까지 전력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정대(25·KT 위즈)는 그 진리를 다시금 가슴에 새겼다.

KT는 21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10-9로 승리했다. 1-8로 뒤진 7회말,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선두 배정대는 2루수 옆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후속 박경수와 장성우의 연속안타로 홈을 밟았다. 이어 김민혁의 2타점 적시타에 황재균의 3점포, 멜 로하스 주니어의 동점포, 천성호의 역전타가 터졌다. 비록 9회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내 로하스의 끝내기 아치로 승리했다.

빅 이닝의 시작과 끝 모두 배정대였다. 7회말 선두타자 배정대는 2루수 방면 느린 땅볼을 날렸다. 정주현이 빠르게 대시해 송구했지만 타구 자체가 워낙 느렸다. 이를 악물고 1루까지 내달린 배정대는 세이프. 이어 7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로 살아나간 뒤 2루 베이스를 훔쳤다. 후속 천성호의 적시타 때 득점까지 해낸 비결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배정대의 전력을 다한 베이스러닝과 도루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고 칭찬했다.

배정대는 지난해까지 211경기에서 타율 0.180에 불과한, 미완의 대기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대만 가오슝 마무리캠프에서부터 이강철 감독과 김강 타격코치의 눈도장을 찍고, 올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했다. 유망주 시절부터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외야수로 꼽혔기에 공격보다는 외야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3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배정대는 경기 후 “이번 주를 시작하는 경기이자 중위권 도약을 위해 중요한 승부였는데 팀의 대역전승에 보탬이 돼 기분 좋다. 또 최근 타격감이 안 좋아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멀티히트로 다시 좋은 모습 보일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야구선수로서 ‘내야 땅볼을 치고도 전력질주해야 한다’는 당연하고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리그 외야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어 체력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단지 경기에 나서는 게 아닌 공수에서 만점 활약이라 더욱 값지다.

배정대의 별명은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따온 ‘배리치’다. 지금 배정대의 공수주 활약을 보면 이 별명이 결코 지나치게 느껴지지 않는다. 진리를 다시 새긴 배리치의 질주가 다시 시동을 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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