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때는 근력운동 하지 않는 두산 정수빈의 생존비법

입력 2020-07-22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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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2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6회말 ‘용궁을 다녀왔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벤치에서 보내기번트 지시가 있었는데, 초구 스트라이크는 놓쳤고 2구째는 번트를 했지만 파울이 됐다. 만일 결과가 나빴다면 죄인이 될 뻔한 위기에서 다행히 결승타가 된 적시 3루타를 때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2일 키움전에 앞서 “안타는 어쩌다 얻어걸린 것이지만, 어쨌거나 결과가 좋으니까 2번의 번트 실패는 내 마음 속에서 잊었다”며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정수빈을 칭찬하면서 이전까지 들어보지 못한 부분을 얘기했다. “정수빈은 의외로 대범하다. 보기에는 야구센스가 많게 보이지만, 그보다는 집중력이 좋아 큰 경기에 강하다. 또 하나 감독으로 가장 좋은 점은 잔부상이 없다는 것이다. 감독으로 6년째 보지만 경기에서 부딪치거나 부러져서 다친 것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 근육이 뭉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수빈의 이런 내구력은 타고난 것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벌크업과 더불어 시즌 도중에도 근력운동에 치중하는 요즘 야구계의 흐름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시즌 중에는 절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농담처럼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 선수”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정수빈에게는 자신만의 생존전략일 수도 있다.

정수빈은 “몸에 근육이 붙으면 경기에 지장을 주고, 시즌 때 근력운동을 했던 해에는 결과도 좋지 못해서 이제는 시즌 도중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않는다. 비시즌 때와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까지만 한다. 트레이닝 코치도, 감독님도 그것을 알지만 뭐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대신 나름의 체력관리비법이 있다. 그는 “사실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비타민과 경기 뒤 맛있는 것을 먹고 잘 자는 평번한 생활이 체력유지의 방법”이라고 털어놓았다.

과거와 달리 요즘 선수들의 부상이 많아진 이유를 놓고 말들이 많다. 누군가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빡빡한 일정과 매 이닝 전력을 다해야 하는 환경이 선수들을 더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선수들이 지나치게 근육만 늘리다보니 몸이 견뎌내지 못해 부상이 많다고도 한다. 정수빈은 후자에 걸맞은 사례로 보인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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