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가빈 슈미트 현역 은퇴, “이제는 모든 것에 감사”

입력 2020-07-2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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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 슈미트. 스포츠동아DB

V리그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인선수들 중 한 명인 가빈 슈미트(34·캐나다)가 은퇴를 선언했다.

2019~2020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컴백했지만, 2020~2021시즌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어느 팀으로부터도 지명을 받지 못했던 가빈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은퇴를 알렸다. “때로는 그 말에 다가가기 어렵지만, 이제는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말을 해야 한다. 무기한 휴식의 시간…”이라고 썼다. 우리카드 네멕 마틴 코치는 “가장 좋아하는 경쟁자이자 위대한 친구. V리그에서 벌였던 대결을 항상 기억할게. 내 친구. 편히 잘 쉬어”라고 가장 먼저 댓글을 남겼다. 가빈은 “내 친구. 그동안 자주 봐서 좋았어. 지난 시즌 가족과 함께 만나서 정말로 좋았어”라고 답장했다.

2009~2010시즌 삼성화재에 입단한 가빈은 키 208㎝의 엄청난 타점에서 내리꽂는 무시무시한 공격으로 V리그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특히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른 현대캐피탈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기록한 286득점은 전설로 남았다. 최종 7차전에서 가빈의 공격점유율은 무려 61%였다. 또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정규리그 MVP, 올스타전 MVP와 득점, 공격, 서브상 등을 모조리 휩쓸었다. 해당 시즌 정규리그와 ‘봄배구’에서 올린 총 1393득점은 역대 V리그 최고기록이다.

2010~2011시즌 삼성화재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전 때 부상을 입은 석진욱의 공백으로 한때 리그 꼴찌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3위로 봄배구에 나가자, 가빈이 또 한번 괴력을 발휘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챔프전 우승까지 이끌었다. 특히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뽑은 57득점은 국제배구연맹(FIVB)의 한 경기 개인최다득점 2위 공인기록으로 남았다. 대한항공과 챔프전 최종 4차전 때는 무려 79%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2011~2012시즌에도 삼성화재를 통합 챔피언으로 만들며 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MVP를 모두 거머쥐었다.

삼성화재에서 3시즌 동안 엄청난 활약을 펼친 가빈은 유럽 빅리그로 진출했다. 러시아~터키~브라질~폴란드~일본~그리스를 거쳤고, 2019~2020시즌 V리그로 복귀해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V리그 최초로 외국인선수 주장을 맡는 등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전성기를 지난 탓인지 기대만큼의 기량은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전력이 새 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에서 박철우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자 프랑스리그로 진출했지만,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고질적 부상 탓에 현역생활을 더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빈은 V리그 4시즌 통산 126경기 461세트에 출전해 3415득점, 151서브, 184블로킹을 기록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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