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데뷔전 2안타 2타점 러셀, 빅리그 올스타의 힘 보여주다!

입력 2020-07-2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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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 만루 키움 러셀이 2타점 좌전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8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키움의 대체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26)이었다. 2016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으로 그해 시카고 컵스에 108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긴 주역 중 한 명이라 기대가 컸다.

키움 선수단은 훈련 시작에 앞서 3루쪽 덕아웃 앞에 모여 러셀의 KBO리그 데뷔를 박수로 축하해줬다. 컵스에서 27번을 달았던 러셀은 50번을 택했다. 당초 5번을 원했으나, 신인 정현민이 사용하고 있어 ‘05’번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KBO에서 “01~09까지의 번호는 1군에서 사용을 자제해달라”며 거부하자 05를 뒤집어 ‘50’으로 했다.

키움은 전날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러셀의 시즌 성적을 타율 0.319, 출루율 0.411, 장타율 0.696, OPS(출루율+장타율) 1.100으로 예상했다. 이 정도면 수준급이지만, 9개월간 실전 경험이 없었다는 것이 변수였다. 손혁 키움 감독은 “무엇보다 부상 없이 시즌을 다 소화해줬으면 좋겠다”며 러셀을 3번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손 감독은 “투수 출신이라 잘 몰랐는데 (러셀이) 어제 고척에서 처음 훈련을 하면서 조명의 위치부터 파악했다. 불빛에 공이 들어가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가격리와 준비기간 동안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루틴을 최대한 지키려고 해서 더욱 믿음이 갔다”는 손 감독은 “러셀이 기대만큼 해주면 이정후, 박병호, 김하성 등의 성적도 다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문대로 러셀의 수비는 탄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글러브 중심에서 공을 쉽게 잡고, 어깨도 강해 보인다. 타격도 배트스피드가 빠르고, 타구에 힘도 있다”고 평가했다. 러셀은 4회말 1사 2루서 정수빈의 내야를 가르는 땅볼 타구 때 수비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았지만, 긴장한 탓인지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동작이 늦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러셀의 첫 안타는 0-2로 뒤진 6회초 무사 1루서 나왔다. 김하성을 1루에 두고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바깥쪽 빠른 초구를 가볍게 밀어서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3루서 박병호의 플라이를 두산 2루수 최주환이 잡으려다 놓치는 사이 김하성이 홈을 밟아 키움은 1점을 만회했고, 이어진 1사 만루서 김혜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러셀까지 득점해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7회초 2사 후 터진 김하성의 좌중월 솔로홈런(시즌 16호)으로 키움이 3-2로 역전한 가운데 러셀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9회초 1사 2·3루서 두산 벤치가 김하성을 걸러 만루 찬스서 타석에 들어온 러셀은 이형범의 초구를 쐐기 2타점 좌전적시타로 연결했다. 데뷔전에서 5타석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린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6-2 승리를 거둔 키움은 4위에서 3위(40승31패)로 한 계단 올라서는 기쁨까지 맛봤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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