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K행’ 오태곤, “KT 구단·팬께 죄송해…SK서 마지막 각오로”

입력 2020-08-13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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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곤. 스포츠동아DB

“두 번째 트레이드네요….”

KT 위즈와 SK 와이번스는 13일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KT가 포수 이홍구를 받는 조건으로 내·외야 멀티 플레이어 오태곤을 보내는 내용이다.

오태곤에게는 두 번째 트레이드다. 2010년 롯데 자이언츠 3라운드로 입단한 뒤 2017시즌 도중 2대2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오태곤과 배제성이 KT로, 장시환과 김건국이 롯데로 팀을 옮겼다.

오태곤은 이적 두 번째 시즌인 2018년 128경기에서 타율 0.254, 12홈런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호타준족 자원으로 평가받았는데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으로 싹을 틔우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23경기에서 타율 0.250, 6홈런으로 주춤했다. 올해는 주전 중견수로 도약한 배정대의 존재로 외야가 꽉 찬 데다 1루수 강백호가 자리매김하며 자리를 잃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연락이 닿은 오태곤은 “KT 이강철 감독님, 이숭용 단장님, 그리고 과분하게도 정말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첫마디를 뗐다. 이어 “사실 KT에서 내게 기회를 안 준 게 아니다. 하지만 그걸 내가 살리지 못했다. 팀의 기대대로 활약했다면 KT가 더 강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태곤은 KT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선수다. 올 시즌에 앞서 KT위즈파크 인근에 집을 구했을 만큼 성공 의지가 강했고, 그래서 더욱 아쉬움과 미안함이 교차한다고.

2017년 첫 트레이드 때만 해도 롯데 동료들과 눈시울을 붉혔을 만큼 상심이 컸다. KT에 대한 미안함과 동료와 이별하는 아쉬움은 그때와 똑같지만, 이제는 마냥 감상에 젖지 않겠다는 각오다. 올해 태어난 아들과 아내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KT 동료였던 윤석민, 정현은 물론 동갑내기 친구 박종훈, 선배 채태인 등이 있어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SK 측에서도 “오태곤은 내·외야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장타력과 빠른 주력을 겸비한 오태곤을 영입하며 선수단 뎁스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오태곤은 “SK에서 날 필요로 했기 때문에 영입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하겠다. SK 구단, 그리고 팬들이 내게 기대를 거는 것 이상으로 보여드리겠다. 팀이 한 계단이라도 올라서는 데 내 모든 걸 바칠 생각이다. SK에서도 KT에서만큼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는 말로 SK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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