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 달린 5시간의 대화…NC 문경찬·박정수, 우승 보탬 다짐하다

입력 2020-08-13 1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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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문경찬(왼쪽)-박정수. 사직|최익래 기자·NC다이노스 제공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50㎞. 쉬지 않고 달려도 4~5시간은 걸리는 거리다. 갑작스럽게 생애 첫 트레이드를 경험한 문경찬(28)과 박정수(24·이상 NC 다이노스)는 그 시간 동안 차 안에서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새 팀의 우승을 위해 보탬이 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NC와 KIA 타이거즈는 12일 밤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NC가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받고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내주는 내용이다. 다른 9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의 팀과 다양한 카드를 맞췄던 NC로서는 마침내 수확에 성공했다. 여유 있는 포지션의 준척급 선수부터 5선발급 자원까지 매물로 내놨는데, 출혈도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실익을 따지는 것보다 더 큰 성과는 올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받은 불펜 보강이다. 12일까지 NC는 불펜 평균자책점(ERA) 6.06으로 리그 최하위에 처졌다. 선발 ERA(3.71)와 팀 OPS(출루율+장타율·0.829) 모두 리그 1위였음을 감안할 때 사실상 유일한, 그러나 제법 큰 구멍이었다. 앞서던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잦아지며 넉넉하던 타 팀과 격차도 줄었다. 어느새 바짝 쫓기는 입장이다.

지난해 54경기에서 1승2패24세이브, ERA 1.31로 호투한 문경찬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NC는 1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문경찬을 곧장 1군에 등록하며 기대를 드러냈다. 함께 데려온 박정수는 18일 확장 엔트리 시행 때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동욱 감독은 “성공 여부는 결과가 판단하겠지만 경험 있는 선수를 잘 데려왔기 때문에 충분히 팀에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경찬은 “전날(12일) 잠실 LG 트윈스전 종료 후 통보받았다.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 거로 생각 자체를 못했기 때문에 얼떨떨했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NC가 나를 필요로 해줬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정수도 “새 팀에 오게 돼 설렌다. 마침 친한 (문)경찬 선배와 옮겨 적응을 잘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문경찬을 마무리 투수 원종현 앞에 나서는 셋업맨으로 낙점했다. 박정수는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정수는 13일 합류 직후 불펜피칭 25구를 했다. 이 감독은 “공을 쉽게 잘 던지더라”고 반색했다. 문경찬은 “등판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나를 잘 데려왔다고 생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정수 역시 “어느 보직을 맡든 팀에 도움되겟다”고 각오했다.

KIA는 5강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NC는 정규시즌 우승이 목표인 팀이다. 자연히 선수에게도 임하는 각오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문경찬은 “우승하고 싶다.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 끝에 다같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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