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G 15QS’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의 꾸준함, 무엇이 그를 바꿨나

입력 2020-08-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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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알칸타라는 에이스를 넘어 팀을 먹여 살리는 존재가 됐다. 17경기에서 15차례 QS를 거둔 꾸준함과 선발등판 시 13승1무3패의 팀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스포츠동아DB

2020시즌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는 단연 라울 알칸타라(28)다. 요즘 그는 두산 선발진에서 사실상 2명의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초 알칸타라-크리스 플렉센의 외국인 원투펀치와 이영하~유희관~이용찬으로 꾸렸던 선발로테이션이 무너진 비상시국에도 팀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플렉센은 왼쪽 족부 내측 두상골 골절상을 당해 2주 뒤 재검진을 받고 나서야 정확한 복귀시점을 알 수 있다. 이용찬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아예 시즌을 접었다. 대체선발로 합류한 최원준이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공백을 메워주고 있지만, 에이스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힘든 구조다.

알칸타라의 퍼포먼스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에이스를 넘어 팀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일까지 17경기에 선발등판해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5회로 이 부문 1위다. 17경기에서 15차례 QS는 지난해 20승을 거둔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의 13차례보다 많은 수치다. 특히 6월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이달 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11연속경기 QS 행진을 펼치며 꾸준함을 자랑하고 있다.

10승1패, 평균자책점(ERA) 2.72의 기본 기록과 1.09의 이닝당 출루허용(WHIP), 5.76의 삼진(98개)/볼넷(17개) 비율 모두 수준급이다.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팀도 13승1무3패(승률 0.813)를 기록했다. 팀의 연패를 끊거나 연승을 잇는 것도 에이스의 역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산에서 알칸타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두산 구단은 2019시즌이 끝나고 KT 위즈와 재계약이 불발된 알칸타라의 성공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했다. 몸 상태에 문제가 없고 유연성이 좋아 꾸준히 빠른 공을 던지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잠실구장의 긴 펜스거리와 두산 내야진의 탄탄한 수비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을 더하면 2019시즌의 11승11패, ERA 4.01을 뛰어넘는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지난해에는 거의 구사하지 않았던 스플리터의 완성도를 높인 것도 순항의 비결로 꼽힌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는 최고 구속 158㎞에 이르는 강력한 포심패스트볼을 노리는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 안성맞춤인 구종이다. 2019시즌 린드블럼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완성된 스플리터였다. 알칸타라도 ‘린드블럼 웨이’를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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