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해진 S존 + 떨어진 체력도 극복…KT 로하스, 30홈런 선착!

입력 2020-08-23 2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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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1사 1, 2루에서 kt 로하스가 3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멜 로하스 주니어(30·KT 위즈)가 올 시즌 KBO리그 최초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다소간 엄격해진 스트라이크존에 지친 체력까지 극복한 한방이라 의미가 있었다.

KT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0-1로 이겼다. 선발투수 소형준은 5이닝 8안타 3볼넷을 내주고도 특유의 땅볼 유도를 앞세운 위기관리능력 덕분에 1실점으로 시즌 8승(5패)째를 따냈다. 타선은 2회말 4득점을 시작으로 장단 13안타에 8볼넷을 묶어 10점을 뽑았다.

쐐기는 로하스가 박았다. 로하스는 5-1로 앞선 6회말 1사 1·2루 볼카운트 2B-2S서 NC 박진우의 5구째 속구(시속 131㎞)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큼지막한 홈런이자, 로하스의 시즌 30번째 손맛이었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홈런 레이스에 불을 지핀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27홈런)를 제치고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시즌 86경기 만에 때려낸 30번째 홈런. 역대 8번째 최소경기다. 이 부문 최소기록은 아시아홈런신기록을 썼던 2003년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56경기. 로하스가 그 아성을 넘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외국인선수로는 2016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85경기)와 비슷한 페이스다.

슬럼프를 너무 길지 않게 끊어냈다. 11일까지 로하스는 타율 0.393, OPS(출루율+장타율) 1.231로 괴물 그 자체였다. 2011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이후 9년만이자, 외국인선수 최초 타격 7관왕도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이후 22일까지 9경기서 타율 0.100, OPS 0.244로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40타수 4안타도 문제였지만, 그 중 장타는 2루타 1개에 불과했다. 시즌 초부터 이렇다 할 슬럼프 없이 반환점까지 돌았기에 체력이 떨어질 때도 됐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이 유독 짠 영향도 이기지 못했다. 보통 타자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헛스윙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하지만 로하스의 슬럼프 기간 헛스윙 비율은 12.1%에서 11.5%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파울 비율도 20.2%에서 18.5%로 줄었으니, 콘택트 자체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 대신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이 14.2%에서 19.7%로 크게 뛰었다. 로하스가 설정한 스트라이크존과 다른 코스에 콜이 울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좀처럼 심판 판정에 어필하지 않는 로하스도 최근 들어 몇 차례 작게 어필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래도 슬럼프를 10경기 이상으로 끌고 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이 엄격해진다면 선수가 내릴 해결책은 적응밖에 없다. 로하스의 이날 홈런 한방은 부진 탈출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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