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 대신 마이크 잡은 ‘율판왕’ 김사율

입력 2020-08-26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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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카도 김사율 해설위원(왼쪽)과 권경근 캐스터. 사진제공 | 김사율 본인

“이제는 입을 움직여야 하잖아요(웃음).”

야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게 된 김사율 스포카도 해설위원(40)은 매 경기 설레면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야구중계의 매력을 프로답게 표현했다. 26일 경기도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생각하는 걸 몸으로 움직이는 선수였는데, 이제는 입을 움직여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위원은 올해부터 스포카도에서 퓨처스(2군)리그 중계·해설을 맡고 있다. 1999년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8년까지 1군에서만 무려 500경기(26승48패65세이브23홀드·평균자책점 5.11)를 소화했다. ‘롱런’의 롤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꾸준히, 그리고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2019년 은퇴한 그는 피칭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줄곧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 야구를 지도하는 것은 신세계였다. 프로선수로 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야구에 대한 깊이도 더해졌다. 보는 ‘눈’을 더 확실하게 키우고 싶었던 마음에 ‘가교’ 역할인 해설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위원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정말 가득하다. 피칭아카데미를 통해 어린 친구들을 가르치고, 또 해설을 통해 야구를 보는 시각까지 넓히니 공부가 많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1군에서만 500경기에 등판했던 투수의 시각에서 보는 퓨처스리그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김 위원은 자신에게도 충분히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KT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2군을 20번 넘게 갔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2군 선수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선수들의 입장을 매번 생각하며 해설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이 본 올 시즌 퓨처스리그의 트렌드는 역시 젊음이다. 그는 “예전에는 1군에 올라가려는 중견급 선수가 그래도 꽤 많이 퓨처스리그에 나왔다. 그런데 올해는 1, 2년차 또는 3년차 선수가 거의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확실한 프로 커리어에 은퇴 후 다양한 경험까지, 하루하루 부지런하게 살고 있는 그가 바라는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김 위원은 “어떤 일을 하든 내 경쟁력을 만드는 게 첫 번째”라며 “사회인으로 생활을 하니까 그동안 몰랐던 게 정말 많았더라. 야구, 또 더 나아가 인생의 폭을 더 넓힐 계획이다. 내 경쟁력만 충분히 쌓인다면, 나중에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신감이 가득 차 있지 않을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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