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정빈의 힐링 인터뷰 “득남 소식, 당당한 첫 승 후 밝히고 싶었어요”

입력 2020-08-27 1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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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정빈이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본인과 아내의 이니셜을 새긴 모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SK 김정빈이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본인과 아내의 이니셜을 새긴 모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당당하게 첫 승을 챙기고 나서 이야기하고 싶었죠.”

26일 사직구장에서 취재진 앞에 선 SK 와이번스 좌완투수 김정빈(26)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SK 홍보팀 관계자가 “김정빈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더라”고 귀띔한 직후라 궁금증이 증폭됐다.

김정빈은 26일까지 올 시즌 42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ERA) 3.55를 기록하며 SK 마운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떠올랐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8순위)에 지명 받은 뒤 2017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2경기), 2018~2019시즌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무하고 돌아오자마자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시속 140㎞대 중반의 포심패스트볼(포심)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무브먼트를 앞세워 필승계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데뷔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의미 있는 이정표를 하나씩 세우고 있다. 5월 2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첫 홀드, 7월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첫 세이브를 따냈다. 그리고 모두가 그토록 바라는 프로 첫 승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10-7로 앞선 7회 2사 1·2루에 등판해 1.1이닝을 1안타 무4사구 1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홀드가 아닌 승리로 기록됐다. 김세현이 6-7로 뒤진 상황에서 6회를 마무리한 뒤 타선이 7회 역전에 성공한 상황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김세현에게 승리투수가 돌아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날은 ‘리드를 잡기 전 마지막으로 투구한 선수가 기록원이 판단하기에 충분히 효과적이지 못했을 경우, 그 이후에 올라온 구원투수 중 가장 효과적인 선수에게 승리를 부여한다’는 예외조항에 따라 김정빈이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본인도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다. 그는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부모님께 연락이 왔다”며 “처음에는 나도 ‘승리가 아니라 홀드’라고 말씀드렸는데, ‘기록을 보라’고 하시더라. 그때 알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SK 김정빈. 스포츠동아DB

SK 김정빈. 스포츠동아DB


김정빈이 숨겨왔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 배경이다. 비록 26일에는 동점 상황에서 아쉬운 투구(0.2이닝 2실점)로 데뷔 첫 패전까지 떠안았지만, 접전 상황에서 등판하는 필승계투요원에게 패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김정빈은 “지금의 아내와 1월에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됐다”며 “9월 7일 아내가 아들을 출산할 예정이다. 당당히 승리를 챙기고 좋은 날에 얘기하고 싶었는데, 1주일 뒤 출산이라 더 미룰 수가 없었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 분유 값은 내가 벌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면, 내년 시즌 큰 폭의 연봉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 2700만 원의 최저연봉을 받는 선수에게는 엄청난 동기부여다. 유모차 등의 육아용품을 언급하면서도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그는 “내가 버틸 수 있는 비결은 가족의 힘”이라고 강조하며 “이제 돈 많이 벌어야 한다”고 웃었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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