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람, 연장 20m 기적의 버디 퍼트·BMW 챔피언십 왕좌 등극

입력 2020-08-31 15:0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욘 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적 같은 20m 버디 퍼트였다. 3라운드 5번(파4) 홀 그린에서 마크를 하지 않고 공을 집어 올리는 ‘황당 실수’로 1벌타를 받아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안을 뻔 했던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는 마지막 날 자신의 힘으로 실수를 만회하고 마음껏 포효했다.

욘 람(스페인)이 3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의 올림피아필즈C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950만 달러·112억7000만 원)에서 연장 혈투 끝에 더스틴 존슨(미국)을 따돌리고 171만 달러(20억2000만 원) 우승 상금을 차지했다.

4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기록해 6언더파 64타,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가 된 람은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채 먼저 경기를 마쳤다. 람의 우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뒤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하던 존슨의 18번(파4) 13m 버디 퍼트 성공으로 ‘연장’됐다. 1타 뒤져 있던 존슨의 롱 퍼트가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갔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람으로서는 전날 1벌타를 받은 기억이 더 뼈아프게 느껴질 법한 상황이었다.

18번(파4) 홀에서 진행된 연장 1차전. 러프에서 친 람의 세컨 샷은 한쪽 구석에 위치한 홀컵에서 한참 벗어난 20m 지점에 떨어졌다. 먼저 온그린 된 존슨의 공은 그보다 가까운 10m 남짓한 거리에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람이 불리한 상황. 그러나 람의 20m 버디 퍼트는 90도 가까이 꺾이는 ‘곡예 라인’을 따라 그대로 홀컵에 떨어졌다. ‘기적같은 역대급 퍼트’에 성공한 람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포효했다. 람의 성공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던 존슨의 퍼트는 아쉽게 홀 컵 30㎝ 옆에 멈추고 말았다.

7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후 시즌 2승, 통산 5승을 달성한 람은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 포인트 1500점을 보태 3080점으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1위 존슨(3471점)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지난주 9위에서 7계단 상승해 3일 개막하는 투어 챔피언십에서 존슨(10언더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언더파 어드밴티지를 안고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세계랭킹 2위인 람(포인트 9.87)은 지난 주 0.34의 간격을 0.09로 좁힌 채 1위 존슨(9.96)을 바짝 뒤쫓았다.

이번 대회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이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개막하는 PO 최종 3차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BMW 챔피언십에서 최종 11오버파 공동 51위에 머물러 페덱스컵 포인트 63위로 2019~2020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