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이력’ 선수 출전, 격투기계 자정노력 절실

입력 2020-09-03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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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벗겨낼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의 노력뿐이다.

최근 종합격투기계는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많은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종합격투기 선수의 성범죄 이력이 세상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유튜버의 폭로로 알려진 이 소식은 국내 유수의 종합격투기단체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해당 선수는 최근까지도 국내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소화했다. 그런데 이 선수는 폭행, 재물손괴, 그리고 성범죄로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이였다.

국내 종합격투기 한 관계자는 3일 “해당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서 경기를 주선한 배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체육관 감독과 매니지먼트 대표가 이 선수의 과거 범죄 이력을 알면서도 은폐했다”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과거를 숨기고 일을 진행시켰다”고 폭로했다.

해당 선수를 최근 대회에 출전시킨 단체 대표는 “그 선수의 과거 (성범죄) 이력을 대회까지 모르고 있었다. 단발성 계약으로 한 경기만 계약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정말 몰랐다”며 난감해했다. 이어 “당연히 해당 선수를 더 이상 우리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또 이전에 몰랐다 해도 그런 선수를 출전시킨 우리 단체에도 분명 잘못이 있다. 격투기 팬들께 정말 죄송하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사전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선수는 자신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과 기타 해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된 격투기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종합격투기는 거칠고 자극적인 여러 요소들로 인해 최근까지도 ‘매니아’ 스포츠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그 역사가 제법 오래됐지만, 여전히 ‘편견’들과 맞서 싸우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런 편견은 이번 사태와 같은 일로 항상 더 커지고, 그 커진 편견은 종합격투기를 스스로 스포츠라는 테두리 바깥으로 밀어내곤 했다.

결국 이를 막을 방법은 종합격투기계의 자정노력 뿐이다. 어떤 편견도 스스로 벗겨낼 수 있을 만큼 ‘클린 스포츠로’서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가장 밑바닥까지도 언제든 드러낼 수 있는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국내 종합격투기는 그 기로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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