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에서 강원철(박성근)은 첫 회 엔딩을 강렬하게 장식했던 ‘키플레이어’였다. 사건이 의심되는 ‘통영사고’에 급속도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기 때문. 지난 시즌,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외딴 섬과 같은 후배 황시목(조승우)을 알게 모르게 챙기며 검사로서의 긍지를 일깨웠던 강원철이 지난 2년간 변한 것은 아닌지 염려됐던 것도 사실.
그러나 그 의심은 금새 수그러들었다. 자신을 찾아와 “과정을 무시한 처사였다”고 지적하는 황시목을 무시하지 않았고, 되레 그가 대검에서 또다시 칼을 휘두르다 버려지진 않을까 걱정하는 진심을 드러냈다. 이런 강원철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황시목 역시 “지검장님은 그런 분이 아니시지 않습니까”라는 일침을 날릴 수 없었을 터.
그래서 침묵하지도, 굽히지도 않는 황시목을 좀더 유연한 검사로 이끌고자 하는 강원철과 조직의 권위를 앞세우는 형사법제단 부장 우태하(최무성)는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남재익(김귀선) 의원 아들의 취업청탁 사건을 덮어준 사실을 알아차리고 조목조목 팩트 폭격을 날리는 황시목의 어깨를 위압적인 얼굴로 찍어 누르고, 한여진(배두나)과의 친분을 이용해 경찰이 쥐고 있는 정보를 반드시 가져오라고 지시하는 장면은 우태하가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인물이란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강원철의 경고대로, 우태하는 아직 “얼굴마담으로 썼다간, 갖다 쓴 사람들이 곤란해질 수 있는, 잘 써야 하는 후배” 황시목을 다루는 법을 모르고 있다.
그리고 강원철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황시목이 동부지검에 근무 중인 류시영 검사에게 연락을 취한 것. 그는 남의원 불법취업 청탁 건을 처음 맡은 담당 검사였다. 상사 우태하가 이 건에 직접 개입해 무혐의 판결을 받아냈다는 사실을 알고도 황시목이 그를 찾은 이유는 자명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당연히 동부지검장 강원철의 귀에 들어갔고, “지 버릇 언제 개 주냐”는 한숨을 유발했다. 그러나 이내 강원철은 “잠깐 보자”며 황시목을 불러냈다.
본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컷엔 황시목과 강원철이 선술집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 포착됐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후배를 걱정하는 강원철과 유일한 선배 인맥으로 그를 신뢰하는 황시목, 이들 선후배는 ‘비밀의 숲2’에서 처음 가진 ‘사적’인 만남에서 어떤 대화를 나눌까. 황시목과 강원철의 얼굴에 맴도는 복잡 미묘한 분위기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진=tvN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