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실격패’ 조코비치, US오픈 16강서 탈락

입력 2020-09-07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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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계랭킹 1위에게도, 대기록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예외는 없었다.

‘신사의 스포츠’로 불리는 테니스는 엄격하게 규정을 지키기로 유명한 스포츠다.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희귀한 장면이 2020 US오픈(총상금 5340만2000달러)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나왔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는 7일(한국시간)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4회전(16강전)에서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27위·스페인)와 맞붙었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통산 4번째 US오픈 우승을 노리던 조코비치에게 카레노 부스타는 기분 좋은 상대였다. 앞선 3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겨 최근 이어온 대기록의 희생양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2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카레노 부스타를 꺾으면 대망의 30연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1세트부터 접전이 펼쳐졌다. 그럼에도 주도권을 잡고 있는 쪽은 조코비치였다.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조코비치는 상대 서브 게임에서 40-0으로 앞서 세트포인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카레노 부스타는 위기에서 기적 같은 힘을 발휘했다. 내리 5포인트를 얻어내며 게임스토어 5-5 타이를 만들었다. 당황한 조코비치는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까지 내주며 5-6으로 몰렸다. 1세트를 잃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렸다.

기회가 순식간에 위기로 돌변하자 조코비치는 평정심을 잃었다. 이 상황에서 황당한 장면이 연출됐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조코비치는 화풀이 겸해 코트 뒤쪽으로 공을 날렸는데, 하필이면 이 공이 뒤편에 서 있던 여자선심의 목으로 날아갔다. 선심은 그대로 쓰러졌다. 놀란 조코비치는 즉각 선심에게로 달려가 몸 상태를 살폈다.

선심은 즉시 대회 담당의사에게 치료를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를 바라본 US오픈 심판진의 결정은 단호했다. 조코비치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조코비치는 항의해보기도 했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올해 전승가도를, 또 지난해부터 29연승을 달리던 조코비치의 기세가 황당한 실수로 꺾인 순간이었다.

경기 후 조코비치는 장문의 사과문을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그는 “선심의 상태를 확인했다. 대회 주최측에서 그가 괜찮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일을 당하게 해 매우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대회 주최측, 나의 행동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실망감을 빨리 지워내고, 이번 실격패를 선수이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글을 마쳤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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