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조상우. 스포츠동아DB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키움은 순위표 최상단에 오르기 위해 ‘가을 질주’를 선언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9월에는 욕심을 내보겠다”며 단독 선두 등극에 대한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키움의 올 시즌 목표는 오로지 우승이다. KS 직행팀의 무서움 또한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올해는 정규시즌 1위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런 키움에 최근 한 달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기존 선발투수진이 잇달아 부상의 늪에 빠지면서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로 인해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간판타자 박병호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순위 추락에 대한 위기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잇몸으로 버틴 키움은 선두 NC 다이노스를 바짝 추격하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대체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줬고, 불펜은 과부하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줬다. 여기에 타선의 응집력까지 살아나면서 공수에 걸쳐 주축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만은 없었다. 전반기 내내 압도적 모습을 뽐낸 마무리투수 조상우(26)가 한여름 무더위와 함께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0점대의 평균자책점은 8월 들어 무너졌고, 낯선 기록 중 하나였던 블론세이브까지 추가됐다. 마운드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손 감독은 즉각적으로 응급조치를 취했다. 과감하게 긴 휴식을 부여했다. 조상우는 8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이후 4일간 마운드를 밟지 않았다. 세이브 상황이 발생해도 마운드에 오른 것은 다른 불펜투수들이었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조상우는 100%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13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선 1이닝 1실점으로 시즌 2번째 블론세이브를 안았다. ‘끝판왕’이라는 타이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투구였다.
키움이 9월 승부에서 마지막 한 점을 찍으려면 조상우의 전반기 같은 활약이 다시 필요하다. 확실하게 끝맺음을 해주는 투수만큼 상대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손 감독의 9월 승부수에 조상우라는 퍼즐 조각이 중요한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