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강타한 싸이 ‘강남스타일’과 BTS ‘다이너마이트’…무엇이 다른가?

입력 2020-09-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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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HOT) 100’ 5주 연속 2위에 오른 싸이가 그해 11월3일 빌보드 표지모델(왼쪽 사진)로 나선 뒤 2020년 그룹 방탄소년단이 바통을 받았다. 오른쪽 사진은 이들이 ‘DNA’ 뮤직비디오로 유튜브 조회수 10억뷰를 돌파한 뒤 선보인 이미지. 사진출처|빌보드·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美친 ‘B급 감성’ vs 美친 ‘영어 가사’

싸이, 한국어 가사 이례적 인기
우스꽝스러운 말춤 유튜브 강타

BTS, 강한 팬덤 + 대중성 잡아
첫 영어 노랫말 美 라디오 공략
2012년 9월27일 싸이가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강남스타일’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HOT) 100’ 2위에 올랐다. 이후 7주 동안 자리를 지키며 싸이와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에 신드롬을 몰고 왔다. 그로부터 8년 뒤 그룹 방탄소년단이 역사를 다시 썼다. 이들은 1일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핫 100’ 1위에 올랐다. 2주 만인 15일 2위로 내려앉았지만 흥행력은 변함이 없다. 빌보드 차트 ‘롱런’을 예감하는 시선이 쏟아진다.

싸이와 방탄소년단, ‘강남스타일’과 ‘다이너마이트’ 사이, 8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을까.

대중성 vs 팬덤+대중성
싸이는 일명 ‘말춤’으로 상징되는 ‘강남스타일’의 유머 코드와 B급 감성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직 해외에 널리 이름을 알리지 못한 때였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에 담긴 유머러스한 스토리와 안무, 쉬운 멜로디가 힘을 발휘하며 그는 일약 세계적 스타덤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아미’로 불리는 팬덤의 힘에 기대왔다. 빌보드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4연속 1위를 한 힘도 거기서 나왔다. 팬덤의 구매력과 결집이 이들을 세계적 인기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렇게 다진 팬덤을 바탕으로 이들은 이번에 더욱 폭넓은 대중을 겨냥한 좀 더 쉽고 경쾌한 디스코풍 리듬으로 승부를 걸었다.

한국어 가사 vs 영어 가사

‘강남스타일’은 비영어권 노래로 거둔 큰 성과로 꼽힌다. 비영어권 노래가 ‘핫 100’에 오른 것은 1963년 일본 사카모토 큐가 ‘스키야키’로 1위를 차지한 뒤 1978 년 필리핀의 프레디 아귈라가 선보여 5위까지 오른 ‘아낙’에 불과했다.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빌보드 싱글차트가 순위 산정을 하며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 매체로 꼽히는 라디오의 방송횟수를 적지 않은 비중으로 가점하지만, 정작 현지 라디오가 비영어권 노래에는 비교적 보수적인 탓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첫 영어 가사 노래인 ‘다이너마이트’로 벽을 넘어섰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이들이 완벽에 가까운 발음으로 영어 노랫말을 불렀다”면서 “라디오 방송은 방탄소년단을 온전한 세계적 팝스타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다이너마이트’는 ‘핫 100’ 2위에 오르며 전 주 1600만명에서 14% 늘어난 1830만명의 청취자를 확보하며 ‘라디오 송’ 차트에도 49위로 진입했다.

유튜브와 음원 vs 유튜브와 음원
‘핫 100’은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등 음원 판매량도 순위 산정에서 중요한 비중을 둔다. ‘강남스타일’과 ‘다이너마이트’ 모두 상당한 음원 판매량을 기록하며 ‘핫 100’ 최상위권에 자리 잡았음을 말해준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다”며 “IT 인프라의 발전에 따라 유튜브, 디지털 음원 등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케이팝도 무대를 확장하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돌파하기까지 50일이 걸린 8년 전 환경은 어느새 ‘다이너마이트’가 불과 공개 24시간 만에 1억뷰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진화한 점이 이를 보여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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