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벤투호 11월 유럽 원정 조건, 참 까다롭네

입력 2020-09-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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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9~17일)을 이용해 유럽 원정 평가전(2회)을 계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A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끝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평가전 개최는커녕 유일하게 기댈 구석이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마저 내년으로 연기됐다.

다행히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 권역 경기가 11월 15일(K리그 팀 21~22일)부터 진행되고, K리그를 11월초까지는 마무리하기로 해 A매치 주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지던 올해 초부터 A매치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내부논의를 거쳐 ‘11월 원정’ 방침을 확정했다. 무관중 경기 가능성이 크지만 노출이 필요한 후원사들과의 관계, TV 중계권 및 마케팅 수익 등이 고려됐다.

물론 하고 싶다고 A매치를 치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넘어야 할 산이 참 많다.

먼저 평가전 상대 섭외다. 유럽은 불가능하다. 같은 기간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택지가 줄었다.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국가가 유력하다. 일부 접촉 정황도 드러난다. 비록 무산되긴 했으나 미국과 교감을 나눴다. 그러나 미국축구협회는 사전에 계획된 스케줄로 인해 고사했다.

현 시점에서 우선 옵션은 남미다. 변수는 월드컵 예선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9월 일정을 10월로 연기한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상황에 따라 올해 스케줄을 완전히 비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다. 이 경우 FIFA 랭킹 상위 레벨의 예상보다 훨씬 괜찮은 국가들과 평가전을 치를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안전 문제다. 협회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덜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을 물색 중이다. 서유럽이라는 큰 틀만 정했을 뿐이다. 영국 런던이 잠시 거론됐는데, 최근 현지 상황이 다시 심각해지며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동시에 플랜B도 준비해야 한다. 평가전을 확정해놓고도 경기일이 임박해 현지 사정 때문에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출·입국 절차도 점검해야 한다. 방역지침에 따른 일정기간(7~14일) 자가격리와 비자 제한 여부가 관건이다. 서유럽에서도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많은 국가들은 외국인 입국을 반기지 않고 있다. 단순히 우리 대표팀 일행뿐 아니라 평가전 상대국까지 격리를 피할 수 있어야 하기에 쉬운 작업은 아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서 해외 평가전 추진은 이렇게도 어렵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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