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결은 루틴 정립” 삼성 박해민, 최악 스타트 딛고 커리어하이 정조준

입력 2020-09-17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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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해민.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30)은 0.182(55타수 10안타)의 타율로 5월을 마쳤다. 5월 15일 수원 KT 위즈전 직후에는 타율이 0.139(36타수 5안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첫 한 달을 0.270 이상의 타율로 마쳤던 터라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주장을 맡은 첫 시즌의 스타트가 꼬인 탓에 최대 강점인 빠른 발을 살릴 수 있는 기회조차 줄었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앉을 박해민이 아니었다. 6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3할대의 월간 타율을 유지하며 커리어 하이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빠른 발을 앞세운 주루 센스와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도 살아났다. 16일까지 97경기에서 기록한 타율 0.311(347타수 108안타), 8홈런, 40타점, 19도루, 출루율 0.361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면 2016시즌 기록한 커리어 하이(타율 0.300·4홈런·61타점)를 새로 쓰게 된다. 주장을 맡은 첫 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는 것은 부담감을 이겨낸 결과라 그만큼 의미가 크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루틴을 정립했다”는 한마디로 박해민의 꾸준함을 설명했다. 그 한마디에는 확신이 있었다. 허 감독은 “(박)해민이는 본인의 확실한 타격 루틴을 정립했다. 이전에는 그 루틴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올해 타격 메카닉을 정립한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이제는 잘 치든 못 치든 자기 것이 확실하다. 재생 능력도 좋아져 슬럼프가 길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모습이 지속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홈런 수가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2개만 추가하면 2018시즌 144경기에서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9개)을 넘어선다. 허 감독은 콘택트 능력의 향상이 홈런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382타석에서 삼진이 52개에 불과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허 감독은 “해민이는 원래 장타 욕심이 많지 않았다. 콘택트 능력이 좋아지면서 그만큼 강한 타구가 나오는 것이다. 삼진이 줄어들고 인플레이 타구의 비율이 증가했다. 적어도 맥없이 삼진으로 물러나진 않는다. 지금의 모습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굳은 믿음을 보냈다.

수비와 주루에는 슬럼프가 없다. 박해민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스피드를 앞세워 팀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외야수 중 한명으로 떠오른 배정대(KT)도 “해민이 형의 수비범위와 타구판단능력 등은 내가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노력의 결과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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