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FLEX] 외야수비 욕심쟁이 배정대, ‘배어마이어’를 꿈꾸며

입력 2020-09-22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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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 스포츠동아DB

선두권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KT 위즈의 순항. 중견수 배정대(25)의 활약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애초 탁월한 수비력으로 주전 한 자리를 꿰찼던 선수가 파워, 정확도, 스피드, 수비력, 송구능력까지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그의 존재는 이강철 KT 감독이 “우리의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배정대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에 지명 받았을 정도로(당시 LG 트윈스) 데뷔 직후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2015시즌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그간 꾸준히 경험을 쌓은 끝에 올해 비로소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다. 안정된 수비로 부족한 공격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이 감독의 믿음 속에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것이 모멘텀이 됐다. 또 ‘5툴 플레이어’로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덕아웃에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하고 있으니 팀 입장에선 복덩이가 따로 없다.

배정대는 21일까지 올 시즌 1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405타수 123안타), 13홈런, 56타점, 18도루, 출루율 0.385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쌓은 1군 통산 기록(35안타·1홈런·11타점)을 한 시즌 만에 넘어섰다.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지 않고 전 경기에 출장한 꾸준함도 강점이다. 스스로도 “내게 기회를 주신 것도 건강하다는 이유가 컸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비이닝을 소화한 비결도 여기에 있다. 그는 “전 경기 출장은 무조건 하고 싶다.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가능하다”며 의욕을 보였다.

배정대는 넓은 수비범위와 정확한 타구판단 및 송구능력까지 최고의 중견수가 되기 위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16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김동엽의 깊은 타구를 잡아낸 뒤 정확한 1루 송구로 귀루하지 못한 주자 구자욱까지 잡아냈고, 1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선 김재환의 왼쪽으로 휘는 타구를 껑충 뛰며 잡아내는 서커스 캐치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화려함 속의 안정감, 좋은 수비수의 덕목이다.

수비에 애착이 강하다. “다이빙 캐치를 하면 그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다. 연습 때도 다이빙을 하면서 잡기도 한다”고 말할 정도다. 메이저리그(ML)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지닌 외야수로 평가받는 케빈 키어마이어(탬파베이 레이스)를 언급한 것도 그의 수비 욕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키어마이어는 주 포지션인 중견수를 비롯한 외야 전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데다 송구능력도 뛰어나다. 배정대는 “키어마이어의 영상을 많이 본다. 매력적이다. 못 잡을 것 같은 타구도 잡고, 송구 스피드도 100마일(약 161㎞)까지 나올 정도로 뛰어나다. 영상을 볼 때마다 나도 저렇게 돼야 한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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