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커] ‘4골 합작’ 손흥민-해리 케인처럼, K리그 최고의 ‘찰떡궁합’은?

입력 2020-09-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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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들이 찰떡호흡을 과시하며 골과 도움을 합작하는 장면은 팬들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한다. 토트넘 손흥민-해리 케인(왼쪽 사진·이하 왼쪽부터)이 20일(한국시간) 사우샘프턴전에서 4골을 합작한 장면이 그랬다. K리그에도 ‘명콤비’가 있다. FC서울 시절 ‘데몰리션’ 데얀-몰리나(가운데 사진)는 역대 최다인 21골을 합작했다. 올 시즌에는 울산 현대 김태환-주니오가 3골을 합작하며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트위터·스포츠동아DB

최근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상 토트넘)의 환상적인 호흡이 화제다. 둘은 20일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4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포트트릭을 기록했는데, 이 4골 모두를 케인이 도왔다. 한 경기에서 선수 1명이 다른 1명이 기록한 4골을 모두 도운 건 EPL 사상 처음이다. 케인의 감각적인 침투 패스와 손흥민의 침착한 마무리는 케미의 진수를 보여줬다. 손흥민은 “우리는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사이임을 강조했다.

팀 스포츠인 축구 경기에서 선수 간 호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득점 장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동료끼리 평소 자주 대화를 하고, 상황에 맞춘 훈련을 통해 그림을 그려놓아야만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K리그 최고의 ‘찰떡궁합’은 누구일까. FC서울 시절의 데얀(몬테네그로)-몰리나(콜롬비아) 조합이 첫손에 꼽힌다. 이들은 ‘데몰리션’으로 불리며 K리그를 호령했다. 둘이 서울에서 함께 뛴 2011~2013시즌 동안 데얀이 기록한 74골 중 21골(28%)이 몰리나의 어시스트였다. 2011시즌 6골, 2012시즌 12골, 2013시즌 3골 등이다. 이 기간 몰리나의 도움은 총 44개였는데, 그 중 절반가량이 데얀의 골로 연결됐다.


수원 삼성의 산토스(브라질)와 염기훈의 조합도 빛난다. 2013년 수원 유니폼을 입은 산토스가 2017년까지 5년간 기록한 55골 중 염기훈의 도움을 받은 건 17골(31%)이었다. 같은 기간 염기훈이 수원에서 올린 도움은 52개였다.


전북 현대에서 호흡을 맞춘 이동국과 에닝요(브라질)는 14골을 합작했고, 현재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도훈 감독도 성남 시절(2003~2005년) 러시아 출신으로 귀화했던 데니스와 12골을 함께 만들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특정 선수에게 3개의 도움을 받은 경우는 통산 3번 나왔다. 2001년 대전-포항전에서 포항 코난(마케도니아)의 3골은 모두 박태하의 도움이었고, 2002년 울산-부산전에서 울산 유상철의 4골 중 3골은 이천수가 차려준 밥상이었다. 2016년 2부 리그 경남-고양전에서 경남 크리스찬(루마니아)은 4골을 넣었는데, 그 중 3골이 이호석의 어시스트였다.


올 시즌 1부 리그에서 가장 케미가 좋은 조합은 데얀-정승원(대구), 주니오(브라질)-김태환, 주니오-김인성(이상 울산), 송민규-강상우(포항), 무고사(몬테네그로)-김준엽(인천) 등으로 모두 3골을 합작했다. 특히 10라운드 인천전에서 울산 주니오는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김인성은 도움 3개를 올렸는데, 그 중 2개를 합작해 화제를 낳았다. 한 경기에서 한 팀 선수가 득점과 도움 해트트릭을 동시에 기록한 건 통산 13번째였다. 24골로 득점왕을 예약한 주니오는 도움 없는 13골을 제외하면 모두 6명이 11골을 거들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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