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 스포츠동아DB
수원은 박 감독 취임 이후 다시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박 감독은 포백을 선호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선수들이 잘 준비돼 있고 선호하는 전술로 위기를 돌파하기로 했다. 그 대신 효율적 압박을 가미했다.
수원이 박 감독 취임 이전에 압박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직적 압박이 아쉬웠다. 박 감독은 개인이 아닌 팀이 조직적으로 압박을 하는 방향으로 주문했고,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선수기용에서도 아직은 확실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전 사령탑 체제 하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잡고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선수들에게는 이름값을 떠나 기회를 주고 있다. 다만 선수관리는 철저하게 한다.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의 투입을 서두르지 않는다. 외국인 수비수 도닐 헨리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헨리는 FC서울과 슈퍼매치 출전에 욕심을 보였다. 이를 만류한 박 감독은 이어진 인천전 후반에 헨리를 투입해 짧은 시간만 뛰게 했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주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정해진 부분 외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도록 팀을 지휘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팀이 단단해지면서 경기력은 확실히 살아났다.
그러나 결과를 얻어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터닝 포인트가 된 경기는 3연승의 시작인 지난달 20일 강원FC전이다. 0-1로 끌려가던 수원은 2골을 넣고 역전승했다. 결과가 따라주니 선수들의 자신감이 확 살아났고, 팀 분위기도 상승했다. 부임 직후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한 팀이 되자”라고 주문했던 박 감독의 메시지가 통한 경기였다. 강원전 이후 후반에 실점하면서 무너지는 수원의 모습은 확실히 사라졌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