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탈출 실패’ 김민재, 왜 토트넘 이적이 불발됐나?

입력 2020-10-0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끝내 긍정적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축구국가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24·베이징 궈안)의 유럽 빅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영입 의향서를 처음 전달한 6월말부터 이적을 꾸준히 타진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EPL 여름이적시장은 6일 새벽(한국시간) 종료됐다.

내년 12월까지 계약된 김민재를 유럽에 보내는 조건으로 최소 몸값 1500만 유로(약 211억 원)를 내건 베이징은 8월을 기점으로 선수를 배제한 채 토트넘과 협상에 나섰다. 그런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1000만 파운드(약 151억 원) 선에서 시작된 토트넘의 제안이 막판에는 1300만 파운드(약 196억 원) 선까지 뛰었으나, 베이징은 지난달 30일 ‘결렬’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나모 모스크바(러시아)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국가대표 센터백 토니 슈니치(32)를 지난달 영입할 때만 해도 베이징이 김민재의 이적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구단은 전혀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 슈니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른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자마자 허난 전예로 임대시켰다. 2020시즌 중국 슈퍼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팀에 녹아들지 않은 슈니치보다는 기존 자원을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봤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특히 아쉬운 대목은 김민재를 둘러싼 환경이다. 복잡한 에이전트 관계다. 김민재와 계약한 포르투갈 에이전트를 포함해 4~5명이 달려들었다. 그나마 겉으로 드러난 인물만 이 정도다. 토트넘이 협상 초기부터 과감히 달려들지 못한 배경에는 난립한 대리인들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이밖에 김민재의 이적 타진 과정에는 아리송한 부분도 많았다. 개인조건을 전혀 제시받지 못했다. 통상적인 이적 절차는 영입 희망 팀이 계약기간과 연봉을 제시해 이를 선수가 받아들이면 원 소속팀과 협상하는 절차로 이뤄지는데, 김민재는 개인조건을 본 적이 없다. 토트넘과 라치오(이탈리아) 모두 마찬가지고, 심지어 지난 주말 베이징에 오퍼를 넣은 뒤 5일 ‘불가’ 통보를 받은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역시 그랬다. 이적 과정에 선수가 주인공이 아닌 상황은 정상적이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