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코로나19에 멈춰버린 경주…경륜·경정 온라인 발권, 왜 필요한가?

입력 2020-10-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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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경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휴장으로 올해 2월 23일부터 현재까지 경주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휴장 중인 광명 스피돔 피스타에 코로나19 극복과 예방을 위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온라인 베팅땐 경주·사업 생존 가능”

英·日 등 대부분의 국가 온라인 도입
도박중독 예방에 실질적 도움 줄수도
韓, 사행산업 확대 이유 법 개정 미뤄
청소년 베팅, 제도적 진입장벽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경륜·경정은 2월 23일 긴급 임시 휴장을 결정한 이후 아직까지 재개장을 못하고 있다. 경주는 물론 관련 산업 전체가 올스톱 된 상황이다. 불가피한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경륜·경정에도 온라인 베팅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왜 국내에서도 경륜·경정·경마와 같은 경주류 사행사업에 온라인 베팅을 시행해야 하는지, 시행시 우려되는 점과 해결책에 대한 노병춘 라이언앤코 수석 컨설턴트의 기고문을 게재한다.

경륜·경정·경마와 같은 경주류 사행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온라인 베팅이 불법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 2005년에 허용되었다가 온라인 발권에 대한 법적 근거 없음을 이유로 금지된 이후, 법 개정이 되지 않고 아직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 베팅에 대한 법 개정과 허용이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는 것은 온라인 베팅이 시행되면 사행산업의 급격한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관차 효과’의 가능성이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로 접근이 쉬운 온라인의 특성상 사행산업으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 등이 베팅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럼 예상되는 문제와 우려에 대해 확인해보자.

먼저, 온라인 베팅 시행이 사행산업의 급격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관차 효과는 경륜·경정·경마에서 온라인 베팅을 도입하고 있는 국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는다.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경주류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고 있는 국가에서 온라인 베팅에 의한 사행산업의 확대는 확인된 바 없다. 온라인 베팅 시행 국가에서 경주류 사행산업은 미미한 수준의 증가 또는 오히려 축소가 나타나고 있어 기관차 효과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쉬운 접근성으로 인한 청소년 등의 베팅 참여에 대해서는 이미 온라인 베팅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제도적 진입장벽과 진보한 정보기술로 청소년의 참여를 효과적으로 막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영국은 72시간의 가입 유예기간을 두고 베팅 사업자가 사용자를 확인하도록 하였고, 홍콩은 이용자가 직접 사업소를 방문하여 신분을 확인하고 보증금을 예치해야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은행 계좌와 연계한 본인확인을 통해 청소년의 베팅 참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보기술과 사행산업에 대한 제도적 관리 수준을 감안한다면, 이들 국가 수준의 청소년 베팅 차단은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문제나 우려 사항이 해소될 수 있으니 온라인 베팅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은 도입의 근거로 충분하지 않다. 온라인 베팅이 도입되어야 하는 근원적인 이유는 온라인 베팅이 가지는 순기능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용자 보호의 실질적 강화다. 온라인 베팅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순기능을 통해 도박중독 예방과 불법 도박 차단 등 이용자 보호에 실질적 기여가 가능하다면 온라인 베팅은 반드시 도입돼야 하는 것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를 통해 2019년 12월에 발표한 제4차 불법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 도박의 규모는 81조5474억 원에 이르고 있고 이중 온라인이 3분의 2 수준인 54조4586억 원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경륜·경정·경마와 같은 경주류는 온라인 불법 도박이 전체 불법 도박의 90% 이상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경륜·경정 및 경마의 온라인 베팅이 불가능한 제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이용이 편리하고 제약이 없는 온라인 불법 도박에 참여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합법적 경륜·경정·경마의 온라인 베팅에 대한 제약이 온라인 불법 도박의 규모를 키우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불법 도박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통제 하에 규제 내에서 시행되는 합법적 사행산업에 비해 도박중독의 위험과 이로 인한 폐해가 매우 크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행심의 건전한 해소를 위한 합법적 사행산업은 이용자의 도박중독 예방과 이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입한다. 이에 반해, 불법 도박은 도박중독과 이로 인한 피해 예방에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불법 도박이 성행하고 규모가 커질수록 도박중독자와 도박중독에 의한 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베팅의 도입은 접근과 이용의 불편함으로 인한 불법 도박으로의 이탈을 줄이고, 이용자를 합법 사행산업으로 흡수하는 효과를 통해 불법 도박 확대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더불어, 온라인 베팅은 베팅 금액에 한도를 설정하거나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기능, 베팅 이력에 대한 자동 분석을 통해 도박중독 위험을 진단하고 고객에게 위험을 경고하며 베팅을 제한하는 방법 등으로 이용객의 도박중독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온라인 베팅이 가진 순기능을 통해 이용객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온라인 베팅이 사행산업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관차 효과나 청소년의 참여와 같은 막연한 우려는 해소할 수 있고, 온라인 베팅의 도입을 통해 불법 도박 참여자를 합법 사행산업으로 흡수하거나 순기능을 통해 이용객의 도박중독 예방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제 온라인 베팅 도입이 왜 필요한지 충분한 설명이 되었다고 믿는다.

최근 온라인 베팅이 허용되지 않는 경륜·경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올해 2월 23일 긴급 임시 휴장을 결정한 이후 아직까지 경주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경기장 또는 지점에 한해서 발권과 베팅 참여가 가능하고, 이는 많은 인원을 특정 장소에 모이게 하여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산업 전체가 멈춰 있는 것이다.

온라인 베팅과 장외 발권이 가능한 스포츠 베팅(토토, 프로토)은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가 TV와 온라인 중계의 방법으로 재개되어 잘 운영되고 있음을 생각해볼 때, 경륜·경정은 온라인 베팅이 허용되지 않아 경주와 사업 자체가 멈춰버린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실제 온라인 베팅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은 무관중 심야 경기 등 이용객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즐기는 온라인 베팅을 이미 이전부터 실시하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경륜·경정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

경륜·경정에 온라인 베팅이 도입되어 재개되기 위해서는 경륜·경정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멈춰 있는 경륜·경정 산업, 선수와 고객, 운영기관을 감안할 때 경륜·경정법의 개정을 통한 온라인 베팅의 도입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병춘 (주)라이언앤코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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